'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김모(37)씨가 항소심 첫 공판에서도 본인의 무죄를 주장했다.
29일 광주고법 전주 제1형사부(재판장 황진구) 심리로 김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열렸다.
이날 변호인 측은 "1심은 '칼로 찔렀을 때 뼈에 딱 걸렸다'는 피고인의 진술 내용 등을 이유로 유죄를 인정했다"며 이는 당시 피고인을 조사했던 경찰관이 당시 수사기록을 열람한 뒤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를 암시해 비슷하게 진술을 요청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 혼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기 어려운데다가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최씨 역시 당시 2명이 도망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이 혼자서 이 사건을 저질렀다는 번복된 자백 내용은 사건 취지와 동떨어진 것으로 보여 무죄를 입증하고자 항소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살인은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으로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의 회복이 불가능한 중대한 범죄"라며 "하지만 피고인은 '부모가 미워서 거짓 자백을 했다'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은 계획적이었고 범행 수법 또한 잔혹하고 피고인이 잘못을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엄한 처벌의 필요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무기징역이 선고돼야한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김씨의 변호인 측은 이 사건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최모(33)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최씨가 현장에서 2명이 도망가는 것을 봤다고 진술한 만큼 이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김씨에 대한 공판은 오는 9월 15일 오후 5시에 다시 열린다.
재판부는 이전까지 증인의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김씨는 영화 재심의 모티브가 됐던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지난 2000년 8월10일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 부근에서 택시 운전기사 유모(당시 42)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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