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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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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숲
  • 전민일보
  • 승인 2016.08.08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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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소득수준의 향상과 주 5일 근무제 도입은 우리의 생활패턴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사회적으로 웰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자연친화적인 삶에 대한 국민의 욕구가 커지면서 숲을 찾는 사람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산림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월 1회 이상 산을 오르는 등산인구가 2010년 1,500만 명에서 현재 1,800만 명을 넘어 섰다고 하며, 한국인이 좋아하는 취미·문화로 14%가 등산을 꼽은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하니 놀라운 숫자다.

웰빙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숲을 찾는 형태도 많이 변하고 있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숲은 단순히 쉬고 잠자는 정도의 활동에 머무는 산림휴양의 정도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트레스 해소 뿐만 아니라 우울증, 고혈압, 아토피 피부염 등 정신과 신체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산림치유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숲(산림)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산림치유(Forest Healing)란 숲의 요소인 향기, 경관, 음이온, 소리, 색채 등을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을 의미한다. 그러나 산림치유는 난치병이나 불치병 등을 앓고 있는 환자뿐만 아니라 국민 누구나 생활 속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숲을 통해 심신의 쾌적함을 느끼고 면역력과 대처능력을 강화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포함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독일, 일본, 캐나다, 스위스, 덴마크 등 임업선진국에서는 숲의 치유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와 관련된 정책과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영국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숲은 지역간 건강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효과적이며, 일본의 연구자는 도심속 녹지(도시숲)가 고령자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평균수명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숲체험은 신체적·정서적·사회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숲의 치유효과를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산림치유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숲을 “국민을 위한 열린 치유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많은 노력들이 수행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6년 현재 전국에 41개소 치유의 숲이 조성·운영되고 있으며, 경북 영주시와 예천군 일원에 세계적 규모(2,889ha)의 국립산림치유원이 조성되어 오는 8월 개장을 앞두고 있으며, 산림치유지도사라는 국가자격증 제도를 마련하여 전문가를 양성하고 수요자별 특성화된 맞춤형 산림치유 서비스를 개발·보급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 양평의 산음과 강원도 횡성의 청태산 그리고 편백 조림지로 유명한 전남 장성의 축령산 치유의 숲에서 운영되고 있는 차별화되고 특성화된 산림치유 프로그램은 성공사례로 잘 알려져있다.

도내에서는 2014년에 순창군 섬진강변에 용궐산 치유의 숲이 최초로 조성되었으며, 지금은 진안군 백운면에 지리산·덕유산 권역 산림치유원 조성사업의 이슈화 및 조기 추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덕권 산림치유원 조성사업은 지난 2013년 1월 전라북도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확정됐으며 국가(산림청)에서 국립으로 추진하고 운영한다는 내용으로 2014년 11월 예비타당성 심사를 통과했으나 갑자기 기획재정부에서 국가사업이 아닌 국가보조사업으로 추진하라고 요구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본 사업은 진안 백운동 계곡 일원 617ha 부지에 총사업비 988억원을 투자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추진하는 것으로 산림치유센터, 한방식이요법센터, 한방산림치유개발센터, 숲속의 집, 치유의 숲, 치유정원 등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관심이 낮아진 이 사업을 위해 지금은 도민들과 정치권, 사회단체가 모두 공조해 다양하고 전략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향후, 숲을 활용한 건강증진 및 질병치유에 초점을 둔 다양한 사업이 국가나 지자체별로 기획되고 있으며 산림치유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산림치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휴양보다는 참가 대상에 따른 특성과 치유 목표에 부합하는 산림치유프로그램 개발과 더불어 지역 발전과 연계한 과학적이고 전문성 높은 서비스 제공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식량기구(WHO)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단기간내 녹화조림 성공 모델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잘 가꿔진 숲을 보전하여 후세대에 잘 물려줄 의무가 있으며 동시에 숲을 잘 개발·이용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힐링할 수 있는 건강자산으로도 인식해야 한다.

우리 숲은 치유의 장소로 국민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다가오는 초고령화 시대에 숲의 역할은 더욱더 중요해질 것이다. 숲은 인간과 자연의 끊어진 연결고리를 다시 이어줌으로써 현대인에게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찾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양현욱 전북산림환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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