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27일 물러나면서 새로 구성된 비대위에도 전북에서 정치를 해온 전북인은 또 없다. 더민주는 이날 중앙위원회를 열고 문 대표의 사퇴에 따라 지도부를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최고위원 격인 비대위원 7명도 확정했다.
제20대 총선 이후 전당대회를 열고 신임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때까지 당을 이끌 비대위원은 김종인 위원장(서울)과 박영선(서울)·변재일(충북)·우윤근(전남) 의원과 이용섭(광주) 전 의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등 7명이다.
젊은 사업가 출신인 김병관 웹젠 의장이 전북출신이다. 하지만 그는 전북에서 정치를 해온 인사는 아니다.
전북 9명의 더민주 소속 국회의원들은 이처럼 당에서 철저히 소외를 받으면서도 당과 당지부에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호남권에서 반 문재인 정서 등으로 광주·전남·전북의 의원들이 더민주를 탈당하는 등의 분당 사태가 발생할 때, 탈당한 유성엽·김관영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의 국회의원들은 ‘당대표와 당을 지키겠다’면서 잔류를 선언하는 등 당과 지도부 지키기에 나섰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광주·전남의 민심과 전북의 민심은 다르다면서 호남에서 전북이 정치적으로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북이 정치적으로 당내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거나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는 최소한 지도부에 1명이라도 들어가야 한다. 당 대표는 아니더라도 최고위원 1명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전북 9명의 더민주 소속 국회의원들은 이번 제19대 국회들어 더민주의 당대표나 원내대표 심지어는 최고위원 선거에 조차 나서지 못했다.
이에 반해 지난 18대 국회에서 전북의 국회의원들은 당대표는 물론 최고위원, 원내대표를 배출하는 등 사실상 광주.전남을 포함한 호남권은 물론 야당의 리더로서 자리를 잡았었다.
하지만 친노 세력인 한명숙 전 당대표가 제19대 국회 공천을 실시하고, 야권의 리더였던 정세균의원과 정동영 전 의원이 전북을 떠나면서 전북 정치권의 위상을 추락한 것이다.
이밖에 문 대표가 비대위 구성에 앞서 김종인씨를 선대위원장으로 하는 선대위원을 16명으로 구성할 때에도 전북의 국회의원은 없었다. 또 홀대를 받은 것이다.
당 지도부가 전북의 국회의원들을 이처럼 홀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북인들은 더민주에 대해서 무조건 지지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11명 중 9명을 당선시켜줬고, 대선에서도 전북과 거의 무관한 경상도 출신인 문재인 후보에게 무려 86%의 몰표를 줬다.
전북의 한 인사는 “더민주에서 전북국회의원들이 지도부에 전혀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공천 때부터 능력이 출중한 지도력이 있는 인사가 공천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전북은 더민주에게 표나 주는 사실상의 ‘식민지’같은 곳이 됐다”고 꼬집었다.
서울=김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