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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 동네 목욕탕 속속 문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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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 동네 목욕탕 속속 문 닫아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5.11.2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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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복합 시설에 밀려 폐업 부지기수

수년 전까지만 해도 동네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동네 목욕탕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최근 속속 들어서고 있는 찜질방, 피부미용실, 헬스장 등 부대시설이 갖춰진 대형사우나 등살에 밀려나고 있으며, 고객감소와 물가상승 등으로 경영난에 허덕이다 결국 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23일 군산시에 따르면 목욕탕 업소 수는 53곳으로 상호는 살아 있지만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문을 닫고 영업을 포기한 업소도 속출하고 있다.

동네목욕탕이 사라지면서 노인과 노약자들은 목욕 한번 가기위해 버스 등 차량을 이용해 먼 거리까지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주말 오후 미원동에 있는 A 사우나. 이 곳에는 가족 및 연인들과 함께 온 고객들로 북적거렸다. 실내에는 마이크로 버블탕, 노천탕 등이 있었지만 대부분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수송동에 사는 김모(38)씨는 “목욕탕을 자주 찾는 편은 아니지만 한 번을 가더라도 넓고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대형사우나를 찾게 된다”며 “찜질방이 연인들 데이트코스에도 적합하다 보니 동네 목욕탕을 찾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운동에 사는 주부 박모(45)씨도 “주부들은 평소 짬이 나면 친구나 이웃들과 종종 사우나에서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며 “그러다 보니 식당, 헬스장, 피부미용실 등이 갖춰진 대형 복합시설을 찾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곡동에서 목욕탕을 경영하는 이모(57)씨는 “수 십년전에 군산에 100여 곳이 넘는 목욕탕이 호황을 누렸지만 이제는 손님들이 대형 사우나로 발길을 돌리고 있어 평일은 직원 하나 자리를 지키는 것이 고작”이라며 “하룻밤 지내고 나면 기름값 등이 올라가고 반대로 손님은 줄고 있어 문을 닫은 업소들이 부지기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갈수록 동네 목욕탕이 경쟁력을 잃고 사라지면서 노인 등은 원거리를 가야 하는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명산동에 사는 유모(68)씨는 “예전에 다녔던 목욕탕이 폐업하는 바람에 30여분을 걸어 다니고 있다”며 “불편함도 있지만 시간을 보낼 곳이 부족한 노인들이 추운 겨울, 동네 목욕탕에 삼삼오오 모여 친구도 사귀고 담소를 나눴던 문화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목욕업중앙회 군산지부 관계자는 “대형복합시설에 치여 문을 닫는 소규모 업소들이 매년 문을 닫고 있고, 남은 곳도 치솟는 물가로 운영난에 허덕이고 있다”며 “군산지역 목욕 이용료는 4~5,000 원대로 치솟는 물가에 비하면 절대 비싸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군산=이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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