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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철길 화려한 변신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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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철길 화려한 변신 멀었다
  • 김병진 기자
  • 승인 2015.07.19 2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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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선부지 무상 사용 길 열렸지만 전북은 관광 활용안 못찾고 방치

정부가 철도 폐선부지 무상활용의 길을 열어준 가운데 새로운 관광자원 확보 차원에서 전북도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전국 각 지자체가 관광역사, 레일바이크 도입 등에 열을 올리면서 선점하지 못하면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국토교통부는 철도 폐선부지 등을 활용하기 위해 ‘철도 유휴부지 활용지침’을 만들고 시행에 들어갔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631.6㎞(1260만㎡)인 폐선부지는 2018년에 820.8㎞, 면적으로 여의도(290만㎡)의 6배가량인 1750만㎡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 제정되는 ‘철도 유휴부지 활용지침’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그동안 불가능했던 국유지에 대한 전체 또는 선별적 무상사용의 길이 열렸다는데 있다. 국토부는 철도 유휴부지를 주민친화적인 공간으로 활용할 경우 부지를 매입하지 않고서도 국유재산법에 따른 기부채납 요건을 갖추면 무상사용을 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다.

이에 전국 각 지자체는 이번 기회에 철도부지를 활용한 관광 코스 개발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올해로 운영 10년째를 맞는 정선레일바이크는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1500억원, 누적 이용객만 29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근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등도 옛 기차에 대한 향수를 주제로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경남과 전남도 170㎞에 달하는 경전선 폐선을 활용한 남도순례길 조성에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북도는 아직 이렇다 할 폐선 활용방안을 못 찾고 있는 실정이다. 철도시설공단 유휴부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북에는 전라선 직선화 사업으로 인해 32.5㎞의 적지 않은 폐선이 남아있다.

반면 실제 활용은 전주 아중레일바이크(아중-아중2터널, 11㎞)만 계획돼 있는 상태다. 폐역도 18곳에 달하지만 매각돼 활용되고 있는 곳은 송천역이나 삼례역 등 3~4곳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그마나 운영되는 폐철길·폐역사 활용사업도 영세한 수준에 그치거나, 관광객들에게 실망만 안겨주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근대역사지구 탐방 코스중 하나로 관광객이 몰리는 군산시 경암동 철길마을의 경우 나무로 된 철도침목은 다 팔려, 콘크리트 침목이 대신해 사실상 폐철길로 보기 힘들다. 특히 철길을 사이로 60~70년대 치열했던 주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던 낭만적인 공간도 정체모를 꼬치구이집과 쥐포구이 가게에 뺏긴 지 오래다.
 
소설 ‘혼불’의 배경이 됐던 서도역의 철길도 녹슬고, 거미줄 친 레일바이크 몇 대 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다.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춘포역(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이나 삼례 만경강철교 역시 보전만 해 놓을 뿐 이를 활용한 관광홍보, 지역경제 활성화하고는 거리가 멀다.
 
이와관련 도내 관광학과 한 교수는 “전북은 일제침략기 수탈의 현장으로 철도가 활용돼 왔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고, 보존하는 경우는 특히 드물다”며 “새로운 관광자원 확보 차원에서 자치단체와 철도시설공단의 실태조사와 활용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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