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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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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달라져야 한다
  • 전민일보
  • 승인 2015.06.0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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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前남원 한빛중학교 교장, 수필가

 
우리 고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종합병원은 J대학병원이다. 진료비가 만만치 않고 인파가 복작거려 환자들은 대학병원에 가는 것을 피한다. 어지간하면 동네 의원에서 진료를 받지만, 급하고 병이 위중하면 어쩔 수 없이 찾는 곳이 대학병원이다.

‘혈당이 117로 정상이네요.’, ‘혈압은 111에 74, 정상입니다. 열도 없고요.’어스름 새벽부터 간호사 아가씨들의 병실 내방이 계속 된다. 얼마 전 나는 담낭 질환으로 대학병원 62병동에 입원한 적이 있다.

‘식후에 드세요. 위 보호제와 간장약입니다.’약을 담당하는 간호사가 식탁에 약봉지를 놓고 간다. 또 다른 간호사는 오늘 주입해야 할 링거 등 수액 세 봉지를 폴 대에 매달았다. 혈액을 빼는 간호사도 하루 한번씩 들르는데, 조금 따가울 것이라고 예고한다.

복용할 약품을 가져온 간호사는 복약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예전 같으면 ‘이것은 무슨 약인데, 왜 먹어야 하느냐?’고 물으면 몸에 좋으라고 먹는 약이라는 둥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그만큼 불만이 컸다.

‘선생님, 성함은요?’, ‘김 아무개요.’간호사는 손목에 두른 환자 이름표를 확인하고 약 봉지를 전해준다. 약봉지에는 환자 이름과 약품명, 복용법이 정확하게 적혀있었다. 회진하는 주치의는 지금까지의 진료과정과 앞으로의 치료계획을 꼼꼼하게 설명해주었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대학병원에 가면 두세 시간 기다리기 일쑤고, 정작 의사를 만나면 2~3분밖에 진료를 받지 못한다고. 그러나 이 말은 틀렸다. 예약을 하면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의사는 친절하게 문진을 하고, 검사자료를 신중하게 확인한 뒤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가는 곳마다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렸다.‘왜 이렇게 친절하게 되었느냐?’고 간호사에게 슬쩍 물었더니, 병원 운영방침이 바뀐 것 같다고 하였다. 환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고객들이 수도권으로 많이 빠져나가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수술을 앞두고 수술팀의 수련의가 찾아와 다음날에 있을 수술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주었고, 마취과 의사는 마취에 대하여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꼼꼼히 체크하였다.

지역 대형병원이 발전해야 그 혜택이 지역민에게 돌아간다는 생각을 해본다. 수도권 대형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지역병원의 개선과 발전이 요구된다.

환자가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대형병원의 운영이 열악해지면 우수한 의료진을 확보하기 어렵고, 최신 의료기기를 구입하기 어려운 악순환이 반복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친절한 상담과 헌신적인 진료가 요청된다. 달라지는 대학병원의 모습이 눈에 띄지만, 몇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도 있다.

그중에서도 응급실에 대한 불만이 크다. 심야시간에도 최소한의 의료 인력을 상주시켜야 하겠다. 아울러 부단한 서비스교육이 이루어져 쾌적하고 친절한 병원, 양질의 의료혜택을 제공하는 선진 대학병원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퇴원하는 날 간호사가 편지 한 통을 내밀었다. ‘가시에 찔리지 않고는 장미를 모을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루를 지내고 나면 더 즐거운 하루가 오고, 사람을 만나고 나면 더 따스한 마음이 우러나고, 좋은 기회가 생기면 더 행복한 일을 만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나도 이제 달라져야겠다. 미움과 욕심을 버리고 훨훨 나는 듯이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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