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 성덕면 출신의 조선말 실학자로 석정 이정직과 매천 황현 등과 더불어 호남의 3절로 불리우고 있는 해학 이기 선생의 사상과 업적을 재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려 주목을 끌었다.
학술대회에서는 이기 선생은 일본보다 앞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의무교육 도입과 지방대학 설립, 자영농 육성 등을 주장한 선각자로 올바른 인물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2일 김제시청 대회의실에서 김제시 주최, 전북역사문화학회 주관으로 열린 ‘해학 이기선쟁 재조명을 위한 학술대회’에서 나종우 원광대 명예교수와 김종수 군산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나종우 교수(전북역사문화학회장)는 ‘해학이기의 항일구국운동과 사상’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이기 선생은 사숙을 철폐하고 학교를 세워 8세 이상은 의무적으로 취학시키도록 하고 이행치 않을 시에는 법적 제재를 가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나 교수는 “당시의 상황들이 그의 교육사상을 받아들여 실천에 옮기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선구자적은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며 “교육구국사상은 근대사상의 여러 맥락을 포괄해 새로운 사상적 구심점으로 전환돼 1910년 이후 항일투쟁의 정신적 기반이 됐다”고 강조했다.
김종수 교수는 ‘19세기 김제의 사회상황과 해학이기의 생애’라는 주제발표에서 자영농 육상이라는 혁신적인 토지정책을 주창한 이기 선생의 선지적인 경제관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당시 한국인과 일본인 지주에 의해 토지소유의 불균등이 극심했던 상황에서 해학응 농민들이 자영농으로 안정된 생활을 누리는 것이 근대사회로 나아가는 첩경이라며 지주 자본이 근대상업이나 산업자본으로 유도될 수 있는 가능성을 예견한 선각자”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해학은 실학사상을 계승해 근대에 대두돼 여러 정치개혁 주장 가운데 대내적으로는 반봉건·근대화의 진보적인 개혁자세, 대외적으로는 반제·자주독립의 민족 주체라는 가장 바람직한 태도를 제시했다”며 “이기 선생 사상에 대한 계속적인 연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제=신성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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