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오전 2시 군산의 한 원룸. 남편 김모(20)씨와 아내 이모(19)씨가 생후 1개월 된 아들을 목 졸라 살해했다.
방안에서 술을 마시는데 아이가 계속 칭얼 거렸다는 게 살해 이유. 이들 부부는 아들의 시신을 가방에 넣어 군산의 한 여관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부산의 한 도로변 갈대밭 배수구에 사체를 유기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별다른 이유 없이 가출했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갓난아이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진 점 등을 수상하게 여겨 이들 부부를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군산경찰은 17일 이들 부부를 영아살해 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자신이 낳은 아이를 버리거나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8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2년새(2012~현재까지) 전북에선 영아살해 2건, 영아 유기 4건이 발생했다. 피의자 대부분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인 것으로 집계됐다.
젊은층이 많은 이유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을 한 뒤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아기를 버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경찰 관계자는 “영아 살해·유기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나이도 어리고 결혼도 안 한 상태인 데다 아이를 키울 경제적 여건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10대들의 임신과 영아살해, 낙태를 막기 위해서는 적절한 사회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성숙한 10대들에겐 이 같은 경험이 평생의 고통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주시청소년성문화상담센터 관계자는 “가정에서도 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학교에서도 생식기 위주의 생물학적인 교육만 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음란물, 스킨십 문제 등에서 올바른 대응을 하지 못한다”며 “부적절한 행위의 결과와 책임문제 등 성교육도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병진기자
생후 1개월 아들 살해, 20대 부부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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