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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자치, 학교민주화는 공교육 진보의 핵심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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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자치, 학교민주화는 공교육 진보의 핵심 키워드
  • 전민일보
  • 승인 2013.12.31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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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선 전교조전북지부 정책실장

“(교무부장) 지금부터 교무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각 부서에서 하실 말씀 있으시면 전달해주십시오”

각 부서의 선생님들이 일어나 해당 업무에 대한 설명 및 분담해야 하는 일을 알려준다. 선생님들은 열심히 받아 적는다. 현장체험학습의 장소나 수학여행의 방식, 체육대회 및 학예회 등 학교의 주요행사는 이미 결정되어 있고, 교무회의는 통보를 받는 자리이며 내가 해야 할 업무를 전달받는 자리이다.

(이 과정이 끝나고 나면 교감선생님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교감선생님) 선생님들 이번 주는 학교에 이런 행사가 있습니다. 학생들 관리 잘해주시고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해 임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이어지는 교장선생님 훈화말씀) 지난주에 보니까 학생들이 복도에서 떠들고 쉬는 시간에 장난이 심하더라구요. 선생님들께서 관심 가져주시고 생활지도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교무부장) 이상으로 교무회의를 마치겠습니다.”

흔히 보는 학교 교무회의의 모습이다. 심지어는 전체 교원이 모이는 교무회의는 생략하고 각 학년 부장과 업무부장, 교장,교감선생님들끼리(이것을 학교에서는 간부회의라고도 한다.)만 모여서 학교의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고, 전체 교직원에게는 메신져를 통해 결정사항을 전달만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행여 학교의 관리자들이 결정한 내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토론을 요구하면 ‘벌떡교사’로 찍히고, “당신 전교조야?”라는 식의 좋지 않은 편견과 유무형의 괴롭힘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도 흔히 보인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대화와 토론을 통한 합리적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 가르치면서, 정작 자신들의 회의에서는 일방적 지시전달과 업무배분만 이루어진다.

부끄럽게도 상당수 학교에서 교사들의 교무회의는 학생들의 학급회의보다 못한 수준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전라북도에서 혁신학교가 100여곳이 운영되고 있다. 3년이 지나면서 성공과 실패의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성공하는 학교들에게는 일관된 공통점이 보인다. 바로 학교자치와 민주적 학교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학교들에서는 학교의 대소사 및 교육과정 운영을 교직원이 모여 함께 토론하고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자연스레 결정된 사항에 대한 집행력도 높아진다. 교사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니 교육과정운영은 알차지고 학생만족도와 학부모만족도도 높아진다. 그리고 학교자치와 학교민주화의 한 가운데에 학교장이 자리하고 있다.

학교장이 어떤 의지를 가지느냐에 따라 학교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다. 제왕적 권한행사를 하는 교장이 있는 학교에서는 매년 교사들이 다른 학교로의 탈출(?)이 이어진다. 민원도 끊이지 않는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학교민주화의 질은 학교장의 질을 절대 넘어서지 못한다.'

이제 학교는 관리자 중심의 수직적 의사결정구조에서 모든 교직원이 함께하는 수평적 의사결정구조로 변해야 한다.우리는 우리교육의 미래를 거대 담론이 아니라 교실과 교무회의, 민주적 학교운영에서도 볼 수 있어야 한다.

학교자치. 학교민주화는 공교육 진보의 핵심 키워드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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