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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둥지를 떠날 수 없는 장애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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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둥지를 떠날 수 없는 장애인의 삶
  • 전민일보
  • 승인 2013.08.29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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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라면 모름지기 스스로 권리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필요한 프로그램을 찾아내고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정책이나 규정에 대해서도 많이 알아야 한다. 장애인들이 힘에 부쳐 포기하지 않고 그런 프로그램을 스스로 찾아내는 방법,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방법을 익히려면 도움이 필요하다. 장애부모나 기관등 옆에서 꽤 오랜 기간 그렇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
장애를 가진 성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결코 독립하지 못한다. 자녀의 장애 정도가 비교적 가볍고, 독립생활을 할 능력이 있다고 해도. 부모 품을 떠나 성인으로서 산다는 것은 장애인에게 중대한 도전이다.
요리는 할 수 있지만 돈에 대한 개념이 없을 수도 있다. 혼자 장을 보고 계산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예산에 맞춰 돈을 써야 한다는 생각은 못 할 수 도 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둥지를 떠나지 못하는 '어른 아이'를 비꼬는 농담이 많이 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에게는 그것이 현실이다.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주간보호센터, 직업재활센터, 공동생활가정등 지역사회재활시설등도 턱없이 부족하여 성인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를 곧바로 신청할 수 없다. 그리하여 시설이나 가정에서 방치되고 있다. 평균적으로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집을 떠나는 시기가 훨씬 늦은 편이다. 또 독립했다가 다시 부모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요사이 뉴스를 보면 상상도 하기 싫은 이야기가 넘쳐난다. 자기를 보호할 능력이 없는 장애인들이 학대 받거나 노동착취, 인권유린 당하는 사례가 너무도 많다. 시설이라는 울타리에 장애인을 가둬 놓는 것이 최선인가? 어떻게 해야 내 아이를 그런 위험에서 보호 할 수 있을까? 지금은 그나마 괜찮지만 장애부모들이 병들거나 죽고 나면 누가 아이를 지켜줄까? 나이 들어가는 성인장애인을 바라보는 장애부모들은 마음은 착찹하다.
장애인부모들에게는 양육과 보호부담을, 자립할 수 없고 독립할 수 없는 장애인들을 위해 지속적인 교육지원으로 자기를 보호하고 꿈을 심어주며 일자리와 문화여가 생활에 도움을 주는 곳이 절실히 필요하다. 둥지를 떠나지 못하는 발달장애인에게 둥지 안에서 새로운 도전의 방법을 평생토록 지원할 수 있도록 국가나 지자체에서 제도와 예산으로 뒷받침 되어야 한다.
장애인에게 지역사회에서 네트워크를 통한 끈끈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가르치며. 장애부모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장애인들도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이 사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될 것이다.

 

디딤돌평생교육센터장·본보 독자권익위원 김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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