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서 취업유망학과에 밀려 점차 고사 상태에 빠져드는 인문학을 살리기 위해 ‘인문학 한국(HK·Humanities Korea)’를 마련해 올해 200억원을 투자하고, 향후 3년 동안 1500억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동안 이공계중심으로 진행됐던 BK21사업에 버금가는 전폭적인 인문학 지원책으로 교육인적자원부가 한국학술진흥재단에 위탁해 실시하며, 단기지원이 아닌 중장기적 인문학 연구과제 지원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9일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학술진흥재단에 따르면 올해 우선 200억원이 투입되며, 오는 2009년까지 총 15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HK프로젝트’는 사회와 동떨어진 순수 인문학보다는 실용 인문학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이 설정됐다.
이를 위해 정부가 연구주제를 정하고, 제출된 연구계획서를 바탕으로 최적의 연구팀을 최종 선정하는 ‘탑다운(Top-Down) 방식’을 체택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문한국위원회’가 정부를 대신해 연구주제를 설정하고 정부정책에 자문하는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교육부는 학술진흥재단을 통해 6월께 사업계획을 공고한 뒤 지원 대상 연구자들을 선정해 9월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으로 사업은 크게 △인문학적 문제연구 △지역연구센터 설립 등 두 분야에 각각 100억원 정도씩 지원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인문학을 고급화하는 동시에 대중화하고 산업과도 결합할 수 있게끔 할 방침”이라며 “기존의 인문학 연구지원 사업이 1년 가량의 단기지원, ‘소액다건’식 이라면 이번 사업은 3~5년의 중장기, 다액지원이라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소장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