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 밥을 굶는 저소득층 자녀들이 상당수에 달하지만 교육청과 시군의 이원관리로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기존의 식권과 도시락 대신에 ‘전자급식카드’가 도입됐지만 하루 3000원에 불과하고, 가맹점도 턱 없이 부족해 더 배고픈 방학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 방학 중 굶는 아이들 많다 = 저소득층 자녀의 급식지원은 학기 중에는 교육청, 방학 중에는 일선 시군에서 담당하는 등 이원 관리체제로 이뤄지고 있다. 무상급식 확대 시행이후 교육청에서는 방학 중 급식지원 사업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전북은 지난해 3월 초등학생에 이어 올해부터는 중학생까지 전면 무상급식이 확대 시행된 가운데 교육청은 방학 중 결식 현황에 대해서는 통계조차 잡지 않고 있다. 방학 기간의 급식지원 사업은 시군에서 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무상급식 확대시행 이전인 2010년 도내 저소득층 자녀 3만8844명이 학기 중 급식 지원을 받았고, 방학 중에는 3만8726명이 지원 받았다. 교육청의 통계상 118명이 급식을 지원받지 않은 셈이지만 실제로는 진안과 무주, 장수, 임실 등 4개 지역이 제외된 통계이다.
교육청은 전체 무상급식이 시행 중인 이들 4개 지역은 아예 통계조차 잡지 않았다. 결국, 학기 중 급식지원을 받는 상당수의 저소득층 자녀들이 방학이 시작되면 밥을 굶고 있는 것이다.
◆ ‘따로 통계, 애매한 기준’ = 결식아동의 기초적인 통계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은 급식지원 시스템의 허술함을 드러내는 단면이다. 교육청은 학기 중 지원하면 될 뿐이고, 시군의 경우 신청된 통계에 한해서 사업을 집행하면 된다는 안일한 인식도 노출됐다.
실제로 시군의 방학 중 급식지원 대상자는 2010년 3만8726명, 2011년 3만1009명, 2012년(8월) 2만7291명 등 매년 줄고 있다. 불과 1년 사이에 7만 여명이 줄어 통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매년 방학 중 미집행 급식예산은 2010년 3063만원, 2011년 4846만원 등 늘고 있다는 점은 방학 중 굶는 아이들이 상당수라는 점을 추측할 수 있게 한다.
교육청과 시군에서는 ‘방학 중 급식지원을 거부하는 아이들에게 강제로 제공할 수 없는 노릇이다’고 에둘렀다. 까다로운 지원기준도 한 요인이다. 기존에는 결식아동이 우려되는 아동에 대한 지원이 가능했지만 지난해부터 요건이 강화됐다. 소득수준이 낮아도 부모가 맞벌이가 아닐 경우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나온다.
특히 방학 중 급식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부모나 학생이 직접 주민센터 등을 찾아가 신청해야하기 때문에 사춘기 청소년들이 꺼리는 경우도 많다.
◆ 삼각김밥 하나로 한 끼 해결 = 정부는 식권과 도시락 제공 등에 따른 결식아동의 심리적 위축과 급식비의 부당 사용의 부작용을 해소하고자 지난 2010년부터 전자급식카드제를 도입하도록 했다. 하지만 도내지역의 급식지원 단가는 단돈 3000원에 불과하다.
물가 상승과 식료품비 인상 등 5000원으로도 점심 해결이 힘든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편의점 등에서 삼각 김밥 등으로 한 끼를 대충 때우는 실정이다. 일부 아이들은 이틀 분 6000원을 모아 점심을 해결하기도 한다. 농촌지역 학생들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가맹점이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도시와 달리 농촌지역은 식당과 편의점 등이 부족한데 다, 가맹점마저 턱 없이 부족하다. 현재 정읍의 가맹점은 단 53개뿐이고, 나머지 농촌지역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상다수 식당에서는 수수료 부담으로 가맹을 꺼리고 있고, 3000원짜리 메뉴조차 찾기 힘들다.
도내 한 지자체의 담당자는 “전액 지방비인 아동 급식비 재원을 국비로 환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윤동길.윤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