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순이(68세)씨 장기기증, 5명에 새 삶을 주고 영면
일생을 봉사와 함께 했던 60대 여성이 마지막 순간까지 숭고한 사랑을 실천하고 떠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위에 큰 감동을 주고 있다.이웃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박순이(68씨)가 그 주인공.
박씨는 지난 7일 힘들게 병마와 싸우고 있는 5명에게 새 삶을 주고 눈을 감았다.
박순이씨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지난 4일.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전북대병원으로 옮겨졌던 박씨는 수술에도 불구하고 깨어나지 못하고 결국 뇌사에 빠졌다.
아내와 어머니를 잃은 박씨의 가족들은 큰 슬픔과 상실감에 빠졌지만, 평소 ‘장기기증’을 약속했던 고인의 유언에 따라 숭고한 결정을 내렸다.
특히 박 씨의 남동생 부부도 생면부지의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아무런 대가없이 신장을 기증했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훈훈하게 만들었다.
박씨의 가족들은 “평소 독거노인들에게 식사봉사를 꾸준히 해왔고, 불우이웃 돕기 성금모금에 앞장서는 등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고인의 뜻을 존중해 장기기증을 결정했다”며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을 얻게 된 사람들 모두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박씨의 이번 기증으로 전북대학교병원 등 전국에서 힘들게 투병 중이던 만성 신부전 환자 2명과 간 질환 환자 1명, 각막 이식 대상 환자 2명이 새 삶을 찾았다.
신장 1개 및 각막 2개는 전북대병원에서 나머지 신장 1개는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에게 이식됐고, 간장은 대구카톨릭병원에서 이식이 이뤄졌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장기 이식을 받은 환자들은 회복을 위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대병원 장기이식센터 박성광(신장내과) 교수는 “이번 박 씨의 기증은 나이가 많으면 장기기증이 어렵다는 생각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기증해 주신 가족들의 용기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뇌사자 관리를 적극적으로 실시,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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