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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아동 방학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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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아동 방학이 싫다
  • 전민일보
  • 승인 2010.08.02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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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슬레이트집에 살고 있는 9살 영민(가명)이 형제는 83세 할머니 손에서 키워지고 있다.
  보조기구에 의지하는 몸이 불편한 할머니에게 맡겨진 어린 형제들은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마땅히 갈 곳도 없는 아이들은 방학이 반갑지 않다. 집에서 TV를 보며 시간을 때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모와 살고 있는 여고생 정숙이(18.가명)는 남들처럼 학원 한번 다녀 보는 것이 소원이다. 당장 먹고 사는 것이 걱정인 정아에게 학원은 다른 세상 얘기다.
 할머니와 사는 아이, 아버지와 사는 외로운 아이들이 방학 중 가는 곳은 지역아동센터다. 방임된 아이들에게 학습지도와 점심을 챙겨주는 지역아동센터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각급 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갔지만 한부모 가정 아이들은 보호자가 일터로 나가면 나홀로 집에 머물면서 좌절감과 외로움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이혼, 사별, 가출 등으로 편부 또는 편모와 사는 아이들은 가난이라는 고통과 함께 범죄피해에 노출되는 등 사회안전망도 상당히 허술한 오늘이다.
 어린이재단 전북지역본부에 따르면 도내 한부모가정은 지난 2006년 5294세대(1만4,788명), 2007년 5611세대(1만5417명), 2008년 6485세대(1만7617명)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부모 가정에 대한 지원은 양육비 5만원(12세 미만)을 포함해 활동비와 생활 자립금 등 1년에 250만원이 전부란다.
 전북도의 경우, 방학을 맞은 한부모 가정 아이들을 위해 돌보미 사업을 추진하는 등 여러가지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연 20억의 예산 범위에서 이뤄지다 보니 모든 것을 충족해 주긴 사실상 어려운 현실이다.
 개학을 한 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요즘, 저소득 모자가정세대를 포함한 저소득 한부모 가정들은 주변의 편견과 사회적 냉대는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과 자녀양육문제, 건강문제, 정서문제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일부 받기도 하지만 ‘가난’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나홀로 아동 정말로 방학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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