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방위 보다 쌍방폭행 될수도
"내 몸은 내가 지켜야죠."
전주시 효자동에 거주하는 박모(28·여)씨는 최근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흉흉한 소식에 불안감을 느껴 호신용품을 구매했다.
박씨는 "전에 현관문 사이로 옷걸이를 넣고 도어락을 열려고 한 사건을 보고 바로 도어락 안전 잠금 장치를 구매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함께 구매하자고 호신용품 사이트 링크를 보내주기도 한다"면서 "가방에는 호신용 경보기를 항상 가지고 다녀도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묻지마 범죄, 여성 대상 범죄들이 발생하면서 안전에 위협을 느낀 시민들이 호신용품을 찾고 있다.
그간 노약자나 여성들이 주로 범죄의 표적이 되어 왔지만 지난 21일 신림동에서 발생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의 경우 남성을 대상으로 범행이 이뤄졌다.
이에 불안감을 느낀 20~40대 남성들 사이에서 호신용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전주 우아동 주민 노모(32·남)씨는 "밤에 집에서 쉬고 있는데 누군가 문 밖에서 초인종을 계속 누르더라. 이 시간에 집에 올 사람이 없는데 계속 초인종을 눌러서 섬뜩했다"면서 "'누구냐'고 소리치자 그제서야 멈췄다. 이후로 무서워서 삼단봉을 구매했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김모(36·남)씨 또한 "누구나 범죄로부터 안전할 순 없지만 최근에는 남자들도 범죄 대상이 되는 추세라 이번에 후추 스프레이를 샀다"면서 "요즘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미리 준비해도 갑작스럽게 발생하니 미리 조심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호신용품을 구비하지만 위급 상황에 범인을 제압한다고 폭행을 가하거나 허가 받지 않은 호신용품을 소지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경찰 관계자는 "호신용품은 범인으로부터 도망을 갈 수 있는 시간을 버는 용도이기에 제압 시 범인의 상해 정도가 클 경우 정당방위 보다는 쌍방폭행, 특수상해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