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50(51), 3장 21절에 적힌 위령기도가 잔잔하게 성당 안을 울리고, 커다란 십자가 앞에서는 하얀 국화꽃에 둘러진 영정(影幀)이 안치돼 놓여있다.
하느님의 사자(使者)로 이 땅위에 한 평생을 일하다가 다시 하늘로 되돌아간 이를 그리워하며 찾는 신도들의 발걸음은 애잔하면서도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지난 16일 87세의 나이로 선종(善終)한 고(故) 김수환 추기경을 애도하는 물결이 전주 중앙성당에서도 끝이지 않고 있다.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를 사목 표어로 삼고 온 몸으로 십자가를 짊어진 고 김 추기경을 애도하기 위해 신도들이 빈소를 찾은 것.
이른 시간부터 빈소를 찾은 온 마리아(세례명·77·삼천동) 신도는 오는 내내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다고.
“김수환 추기경님이 세상을 하직(下直)한 후 너무 서운한 마음 뿐”이었다면서 “하느님 같고 참으로 좋으신 분을 잃어서 가슴이 아프고, 성당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도 내내 울었을 정도로 슬픔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미 도내 86개의 분당에서 고 김 추기경을 기리는 연도기도가 진행되고 있으며, 추모행렬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오후 2시 전주 중앙성당에서 이병호 주교의 주례 하에 사재단 일동이 추모미사를 이어갈 예정이고, 20일 오전 10시 각 분당에서 장례미사가 거행된다. 서승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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