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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돌봄 청소년' 발굴 지원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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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돌봄 청소년' 발굴 지원 시급
  • 홍민희 기자
  • 승인 2022.03.13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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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구성원을 간병하고 돌보는 18세 미만 아동·청소년들 수 적지 않지만 집계조차 안돼
-장기간 가족간호·간병에 노출되는 어린 청소년들은 신체적·정서적 부담의 크기 성인보다 커 
-초록우산 전북본부 "코로나 시국 이후 후원 등이 줄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
-보건복지부가 3월부터 실태조사로 5월부터 지원 밝혀...종합적인 지원 플랫폼 구축해야 

어린 나이에 부모나 조부모, 또는 형제자매를 간병하며 경제적 부담까지 짊어져야 하는 '가족돌봄 청소년', 즉 영 케어러(Young care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현황파악도 전무한 상황이어서 국가와 지자체의 발빠른 대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20대 남성 A씨가 중병을 앓던 아버지를 8개월간 간병하다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가족 돌봄 청년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높아진 관심과 반비례하게 이들에 대한 지원이나 정책, 하다못해 이들의 숫자도 정확히 파악된 것이 없어 영 케어러를 사실상 방치해 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해외 영 케어러 지원 제도와 시사점: 가족돌봄청소년 지원 및 고립 예방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현안분석을 발간했는데, 해외 국가별 연구에선 청소년 인구의 5~8% 가량을 영 케어러로 보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이 수식에 대입하면 약 18만명~29만명의 영 케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추정치를 산출해 냈다.

성인도 하기 힘든 간병일을 아동·청소년기부터 짊어지면 부정적인 파급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장보기, 세탁, 요리, 청소 등 가사관리부터 투약보조, 드레싱 교환 등의 간병일, 그리고 환자를 정서적으로 돌보면서도 자기보다 어린 동생의 등·하원 및 돌봄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면서 이중·삼중의 부담을 짊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처는 "장기간의 가족간호·간병은 영 케어러에게 신체적·정신적 부담과 고통을 부과하고, 교육·훈련의 기회를 제약함으로써 영 케어러의 미래 고용 및 자립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이미 영국과 호주, 일본 등에서는 간병을 전담하는 청소년·청년들에게 간병수당 지급부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구호 요청 창구 확대, 교내 프로그램 시행 등 다양한 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영 케어러에 대한 인식 및 제도가 전무한 '무반응 국가'로 분류됐을 만큼 그야말로 방치된 상황이다. 

지역의 상황이 더 나을리 만무하다. 초록우산 전북지역본부 관계자는 "생각보다 부모·조부모를 간병하며 경제적 부담까지 짊어지고 있는 지역의 청소년들이 많다"며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좋지 않아 개별 지원마저 줄어들어 이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더욱 큰 상황이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뒤늦게나마 지난달 열린 '제6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가족 돌봄 청년들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실태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이번 실태조사는 어린 나이에 돌봄을 제공해야 하는 가족 돌봄 청년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첫 접근으로서 그 의미가 크다"며 "가족에 대한 돌봄으로 인해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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