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반년째 0%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저물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8월 전기요금 한시 인하까지 더해질 경우 당분간 저물가 행진이 계속 될 것이란 전망이다.
2일 호남통계청 전주사무소가 발표한 ‘2019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04.48(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했으며, 올해 1월부터 6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8월 11개월 간 0%대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8% 상승했으며, 밥상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6월과 같은 수준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품목별로는 채소류가 1.3% 하락한 가운데 석유류도 국제유가 안정에 따라 3.4% 하락했다. 외식물가는 2.9% 상승하며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저물가의 원인으로는 서비스물가 상승률의 둔화가 꼽혔다. 6월 서비스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2% 올랐지만, 집세는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공공서비스 물가는 0.2% 하락했다.
집세는 3개월 연속 보합세를 나타냈으며, 공공서비스는 지난 1월 0.2% 하락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품목별로 보면 휴대전화료(-3.5), 입원진료비(-1.7), 사립대학교납입금(-0.6) 등 품목이 하락세를 이어가며 전체 공공서비스 물가를 끌어 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서비스물가 부진과 함께 소비부진에 따른 물가 하락 가능성도 점쳐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2016년 4분기 1.4% 상승 이후 9분기 만에 최저치다.
향후 저물가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하반기 중 2학기 고교 납입금 무상화와 7~8월 전기료 인하가 물가를 끌어내리는 데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0%대 저물가 행진이 계속되면서 일각에서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이 겹치는 디플레이션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관련, 통계청 관계자는 “서비스물가가 낮은 상승률을 보였고 석유류도 작년 대비 국제유가 하락이 이어지고 유류세 인하 요인도 있어서 내림세가 지속했다”며 “소비가 부진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쳐서 1%대 미만의 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영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