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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찍과 당근 고루 고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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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찍과 당근 고루 고루
  • 윤동길
  • 승인 2007.04.2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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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의 창의력과 혁신성을 높여라-<하> 지사님 격려가 필요해요

역사적으로 오래토록 강성한 나라는 패자 부활의 기회가 주어지는 풍토가 있었다. 한 시대를 지배했던 로마제국은 전쟁에서 패한 장수에게 전장에 나갈 기회를 부여했지만 로마제국과 전쟁에서 패망한 카르타고는 패장에게 절대 용서는 허용되지 않았다. 

LG경제연구원 이춘근 연구원은 ‘이런 상사가 부하직원의 창의성을 죽인다’ 보고서에서 로마제국과 카르타고간의 상벌관행을 비교하며 ‘실패를 용서하지 않는’ 실패불용 리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북도의 일부 간부 공무원들은 강한추진력과 솔선수범형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김완주 도지사를 ‘궁예’와 비교한다. 실패가 용서되지 않기 때문에 보신과 눈치보기 행정이 더욱 만연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도청의 모든 공무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면피를 위한 핑계일 뿐이라는 반박도 있다. 관행의 구태에 젖은 공직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점에서 나온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게 젊은 실무 공무원들의 의견이다. 

지사가 발로 뛰면 그 부하직원들은 당연히 더 열심히 뛰어야 하는 게 당연지론이라는 것이다. 최근 도 집행부의 질타는 성과 도출 부재에 대한 질책이 아니라 창의성과 혁신성 없이 구태에 의한 접근태도에 의해 비롯됐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도의 일반직 공무원은 “다그친다고 핑계꺼리부터 만들지 말고 간부들 스스로가 자신의 경쟁력 척도인 창의성과 혁신성을 곱씹어 보는 시간을 이번 기회에 가져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 실패불용과 유아독존 =
‘쥐도 구석까지 몰면 덤비거나 꼼짝하지 않고 움츠린다’ 최근 김 지사와 전희재 행정부지사의 계속된 질타에 한 간부 공무원이 내뱉은 말이다. 나름대로 큰 의미가 담겨있다. 열린 커뮤니케이션 풍토부터 조성하자는 것이다. 

조직의 창의성과 혁신성은 구성원 개개인으로부터 나온다.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자신의 생각을 부담 없이 표출할 기회가 부족하다면 창의성은 저해될 수밖에 없다. 구성원 스스로가 창의성을 발휘해 주도적으로 일하지 않는다면 좋은 성과 도출은 기대하기 힘들다. 

이춘근 연구위원은 “회의석상에서 상사가 권위를 내세워 자신과 다른 의견을 말하는 부하에게 화를 내거나 무시하면 아이디어가 있어도 말하지 않는 ‘침묵의 조직’이 될 것이다”고 경고한다.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하지 말아야 할 대표적인 말로는 ‘그거 해서 성공하겠냐’ ‘내 경험으로 보면 성공 못해’ ‘쓸데없는데 시간 낭비하지 말라’ 등으로 창의력의 싹을 자르는 것이라는 것. 그는 무용지용(無用之用)의 안목에서 접근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무조건적으로 목표를 할당할 경우 목표에 대한 책임감이 싹 트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조직 구성원을 참여시키고 구성원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현실성 있는 목표를 수립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격려에 목마르다’= 반론 없는 Yes맨은 가라‘ 본보 기사와 관련 상당수의 도청 간부 공무원들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반론할 풍토가 부족하다”고 불만을 늘어놓았다. 조직을 이끄는데 있어 채찍과 당근이 필요한데 채찍만 난무한다는 것.

한 공무원의 경우 민선4기 출범이후 주말한번 제대로 쉬어본적 없이 일에 매진했지만 (지사에게)칭찬한번 받아 본적도 없다고 토로했다. 상사가 지나치게 일 중심적으로 움직이면 구성원들이 지치고 조직적 탈진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이춘근 연구위원은 “GE의 잭 웰치 전 회장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냉혹한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직원들의 정서나 감정을 배려하는 인간적인 섬세한 면도 갖추고 있다”며 직원들의 고충을 살피는 것도 훌륭한 리더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조직운영에 있어 항상 긴장할 수 있는 ‘긴장센서’가 필요하며 스타직원과 핵심인재 육성은 긴장감 조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기에 무능·태만공무원 퇴출제와 같은 충격요법까지 가미된다면 조직전체를 유기체와 할 수 있다는 것.

어디까지나 기업논리지만 최근 행정에도 기업의 경영방침이 부분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고의 가치가 있다.

◆ 전북도, 장수가 없다 = ‘도전 없인 성공도 없다’ 김완주 지사의 도정운영 모토다. 미래 전북을 이끌어나갈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서는 국제적인 감각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끊임없는 도전정신이 요구된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도정에는 장수가 없다고 지적한다. 실·국장과 과장급 등 간부 공무원들의 역할 부재를 일갈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사의 눈치를 보기에 앞서 스스로 일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실·국장들의 역할부재는 능력부족 보다는 의욕과 열정 부족에서부터 기인 한다”며 “밤낮 없이 발로 뛰는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할망정 자신의 부족함을 지사를 통해 해소하려는 것은 옹졸한 것이다”고 질타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하다가 막히면 언제든지 날 찾아와 부탁하라고 김완주 지사가 회의 때 마다 강조하지만 순간의 질책이 무서워 찾아오는 이가 드물다”고 덧붙였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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