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9 22:37 (일)
반론 없는 yes맨은 가라
상태바
반론 없는 yes맨은 가라
  • 윤동길
  • 승인 2007.04.23 2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정의 창의력과 혁신성을 높여라-<상> 지사님 그건 안됩니다
어느 순간부터 ‘혁신’과 ‘창의력’은 우리사회에 있어 경쟁력의 척도로 가늠되고 있다. 행정수요가 급변하면서 그 동안 기업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치열한 생존경쟁의 룰이 행정에도 도입되고 있으며 그 경쟁에서 밀리면 퇴출의 악몽에 시달려야 할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행정에 민간기업의 시스템을 전부 도입하는데 한계가 있다. 팀제와 성과관리시스템(BSC) 등 변형된 민간기업의 조직관리 및 경쟁시스템이 지난해부터 도입되고 있다. 성과는 현재로서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다. 

혁신마인드 구축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민간기업의 룰만이 적용됐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된다. 전북도 역시 팀제와 성과관리시스템, 퇴출제 등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 밖에 각종 경쟁시스템 도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삐꺽거리고 있으며 구태에 의한 반발에 움츠리고 있다. 혁신과 창의성의 원천은 구성원 개인으로부터 나온다. 전북도정의 구성원들의 인식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제도는 헛구호에 불과할 뿐이다. 

◆ 보신과 눈치보기 행정 만연 = 전북도 간부 공무원들에 있어 최근 일주일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수난의 연속이었다. 김완주 도지사를 비롯해 전희재 행정부지사 등 도 집행부는 연일 과장급 이상 간부 공무원에 대한 질타를 아끼지 않고 있다. 

23일 정책현안 조정회의에서도 실·국장들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매머드 급 인사회오리 태풍이 벌써부터 예고된다. 일부 간부급 공무원들의 구체적인 실명까지 거론될 지경이다. 

보신과 눈치보기 행정의 발로가 더욱 우려되는 대목이다. 최근 도 집행부의 분노는 업무 떠넘기기와 창의력 없는 소극적인 접근태도로부터 시작됐다. 도청 내부에서도 ‘질타 받아 마땅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창의성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는 토양이 부족하다는 불만도 만만치 않다. 김완주 지사의 강한추진력과 솔선수범형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정평이 나있다. 그의 업무추진력은 열정의 단어로 설명하기에 부족할 만큼 존경의 원천이다. 

◆ 반론은 없다 오직 ‘YES’ 뿐 = 김 지사의 열정과 강한 리더십이 도정운영의 장애요인으로 부각되는 요소가 최근 들어 감지된다. 민선4기 출범 초기 도정인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도정에는 ‘YES맨’이 넘쳐났다. 그 당시의 상황으로 회기 할까 우려된다. 

출범 1년이 다 되가는 현 시점에서도 달라진 점이 없다는 게 공무원들의 전언이다. 질타가 예상되는 회의 때는 실·국장들의 입은 침묵으로 일관한다. ‘괜히 말 잘못 꺼냈다가 본전도 못 챙긴다’고 말하는 간부도 있다. 반론 없는 토론에서 새로운 대안을 기대하기 힘들다.

최근 전 부지사의 발언에서 이와 같은 맥락을 유추할 수 있다. 지난 19일 전 부지사는 과장급 이상이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를 직접 주재한 자리에서 “일부 간부들이 지사님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의례적인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의례적인 행사에 참석할 시간이 있으면 경제살리기를 위한 방안 등 정책적인 고민에 매진하라”고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다. 23일 간부회의에서도 간부들의 대응은 긴장과 침묵의 단어로 모두 설명할 수 있다는 후문이다. 

◆ 다그치면 핑계꺼리만 찾는다 = 실무선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간부들이 지사의 눈치를 보고 있는데 결과가 불투명한 신규 사업 추진은 엄두도 못 낸다는 것. 최근 국가예산 신규 사업 발굴과 관련해 난항이 예상되는 사업의 경우 아예 명단에 올리는 것조차 힘들다.

도정의 침묵문화가 형성되면서 상사가 시키는 것만을 하는 창의력 부재의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 도의 한 공무원은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없는 한 신규 사업은 어설픈 게 당연하다”며 “위에서 눈치를 보는데 어설픈 신규 사업을 어떻게 명단에 올리겠냐”고 반문한다.

LG경제연구원 이춘근 연구원은 ‘이런 상사가 창의성을 죽인다’는 보고서에서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발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건으로 구성원 개개인이 생각하는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부담 없이 표출 할 수 있는 열린 커뮤니케이션 문화다”고 주장했다. <계속>
윤동길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춘향제 12년째 전두지휘...한복의 美, 세계에 알릴것
  • 서울공항 봉인 해제에 일대 부동산 들썩… 최대 수혜단지 ‘판교밸리 제일풍경채’ 눈길
  • 화려한 축제의 이면... 실종된 시민의식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지유온 성장 가속화…상장전 경쟁력입증
  • 삼대가 함께 떠나고 싶다면, 푸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