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때쯤이 되면 대학가는 ‘등투(등록금 투쟁)’의 계절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학가에서는 등록금 인상문제로 학생들과 대학의 줄다리기가 연출되고 있다.
특히 지역거점국립대학인 전북대는 지난해 12월 서거석 총장의 취임과 새로운 총학생회의 출범 이후 첫 대결(?)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임기내 세계 100대 대학·국내 10대 대학 진입을 위한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한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서 총장 입장에서는 전북대의 동맥을 다시 뛰게 할 투자재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하지만 주변의 현실은 그다지 녹록치 못하다. 국립대 통폐합이라는 현안 과제와 함께 정부가 다음달 내 국립대 법인화 관련 법안을 입법예고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참여정부가 임기 말 밀어붙이기식으로 국립대 법인화를 추진한다면 전북대는 더 이상 과거의 국립대가 아니다. 국가에서 지원받는 예산을 바라보면서 가만히 앉아서 싼 등록금을 이유로 들어오는 지역 내 일부 우수 신입생만으로는 세계 100대 대학의 꿈은 결코 이뤄질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전북대는 ‘값싼 동네 대학’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현실에서 전국에서 가장 낮은 등록금의 국립대학이라는 타이틀은 분명 더 이상 자랑거리가 아니다.
스스로 생존의 활로를 찾아야 하고, 재원을 마련해 교육 및 연구여건에 대한 투자를 재촉해야 할 입장이다. 이를 통해 전국의 우수 신입생을 불어 모으고, 세계 인재들을 유치해야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으며, 진짜 ‘동북아중심대학’이 될 수 있다.
다만 전북대는 학생들이 받는 한꺼번에 29.4%라는 인상폭에 대한 충격은 너무 크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서로의 명분을 내세우는 대립과 투쟁으로 등록금문제를 다뤄서는 안되고, 학생이나 대학본부 측 모두 학교의 미래와 지역을 대표하는 거점국립대학으로서의 위상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분명 더 이상 ‘낮은 등록금’이 대학을 위한 해답은 아니다. 따라서 학생들도 오로지 투쟁을 통한 등록금 인하라는 과거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신세대답게 낮은 등록금을 요구하는 만큼의 대학발전을 위한 대안과 아이디어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교육부 소장환기자
저작권자 © 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