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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로운 마음, 한결 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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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로운 마음, 한결 같기를
  • 김민수
  • 승인 2007.01.1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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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로운 마음, 한결 같기를
양 봉 선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듯 숨 돌릴 틈도 없이 살다가 잠시 채찍을 내려놓고 아들을 만나러 필리핀을 향했다.
 군 제대 후 3일 만에 훌쩍 떠나보냈는데 벌써 내년이면 졸업을 하게 된다니 참으로 대견하기만 하다.
 3년째 타국에 머무는 동안 날마다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생활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있어 걱정은 안했지만 이번은 달랐다.
 딸을 어학연수 보내려다보니 직접 가서 하숙집의 주변 환경과 관계자들을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자녀교육은 결코 돈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던가.
 처음엔 딸의 티켓만 구입해 놓았다가 겸사겸사 가족 나들이도 할 겸 부랴부랴 항공티켓을 예매했다.
 자녀들이 크다보니 가족이 모여 오붓한 여행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아 바쁜 일정을 모두 접어두고 과감히 떠나온 우리.
 필리핀에 도착하자 아들이 공항에 마중 나와서 하는 말.
 “엄마, 아빠 환영합니다. 이 곳 지리는 제가 잘 아니까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찬 전율할 만한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도와 드리겠으니 염려 붙들어 매십시오.”
 큰소리치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아빠를 닮아 믿음직했던지 호탕하게 웃으며 말한다.
 “엊그제 무동 타며 좋아하던 놈이 껑충 자라 큰소리치기는…….”
 아들이 예약해 둔 호텔에 들어서자 딸의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필리핀이 못사는 곳이라는데 너무 호화롭다며 아리송해하니까  돈만 많으면 살기 좋은 곳이니 늘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도전하는 열정적인 자세로 공부하여 졸업 하자마자 좋은 직장 잡으라고 귀띔해 준다.
 둘의 대화를 들으며 우리 부부는 냅다 폭소를 터뜨렸다.
 편안한 수면을 취하고 아들이 미리 정해 놓은 하숙집과 어학연수원을 찾아가 주위를 둘러본 후 상담해보니 기우에 불과했다.
 머무는 동안 아들이 영어가 아닌 필리핀 언어(타갈로그어)를 몰라 고생할 때 도움을 주신 교포들을 만나 저녁마다 식사를 대접해 주며 서로 소중한 인연 잊지 말고 살자는 당부를 한 후 필리핀 남서부 해상에 있는 팔라완섬 (Palawan)으로 여행을 떠났다.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무려 11시간 유람선을 타고 도착한 팔라완은 우리나라 60년대 초 두메산골의 모습과 똑같았으나 그들의 행복지수는 우리보다 훨씬 높다는 소릴 듣고 깜짝 놀랐다.
 자연그대로 내팽개치고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그들은 거의 영어를 쓰지 않고 타갈로그어를 사용해 외국인들이 오면 바가지를 씌운다는데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제법 현지인들과 의사소통이 잘 되어 어딜 가나 걱정이 없어 좋았다.
 가족과 돈독한 관계를 쌓기 위하여 낮선 태양과 보석처럼 빛나는 바다에 몸을 맡긴 채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생활의 재충전을 얻어 돌아오면서 아들에게 한마디 했다.
 깊고 넓은 바다처럼 나를 비우고 버릴수록 다른 사람에게는 더 많이 채워지는 것이니 네가 먼저 손을 내밀어 좋은 친구를 만들고 죽는 날까지 한결같은 마음 이어가기 바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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