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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 일본인 그리고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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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 일본인 그리고 한국인
  • 전민일보
  • 승인 2012.11.23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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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열성적 교육열은 오바마(Barack Obama) 미국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언급할 정도로 이미 세계적이다. 원조대상이었던 최빈국에서 원조제공국이 된 세계 유일의 국가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전쟁 중에도 아이들은 학교에 갔고, 부모들은 전 재산이던 소를 팔아 자식 대학 뒷바라지를 했다. 그렇게 상아탑(象牙塔)은 우골탑(牛骨塔)이 되어갔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을 만든 교육이 언제부턴가 고민의 대상이 되었다.
 심지어 교육문제로 이민을 선택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무엇이 문제일까. 자녀에게 좋은 교육을 시키겠다는 부모의 마음에 차이가 있을까.
 사교육이 문제라면서 선택한 그곳에는 과연 ‘솔로몬의 판결’이 기다리고 있을까.
 
 게이오 대학(慶應大學)을 세운 이는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다. 일본 최고액권인 1만엔 화폐 초상의 주인공이다. 그의 [문명개화론]은 김옥균이나 이광수와 같은 인물에게도 영향을 주었을 정도로 한국역사와도 밀접한 연관을 가진 인물이다. 다만, 한국사에서 그가 받아야할 비판의 몫은 잠시 유예해두자. 얘기의 꼭지를 교육열에 한정하고자 하는 이유에서다.   많은 일본 학부모들은 자녀를 명문 게이오에 입학시키길 원한다. 그런데, 출발은 대학이 아닌 유치원이다. 입시전쟁은 이미 게이오 유치원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2002년 미국은 월드컵이 아니라 조직적인 회계부정사건으로 떠들썩했다. 당시 [CNNmoney]가 ‘올 해의 파렴치한 톱 10’으로 선정한 인물 중에 잭 그럽맨(Jack Grubman)이 있다. 그는 [AT&T] 투자등급 조작에 깊숙이 관여함으로써 자본주의 본산인 미국경제의 도덕성에 심각한 의문을 초래한 인물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미국인들을 또 한 번 놀라게 한 것은 그가 원한 부정의 대가였다. 그가 요구한 것은 돈이나 승진이 아니었다. 단지, 자신의 두 자녀를 ‘92번가 Y 유치원’에 입학시켜달라는 것이 전부였다. 도대체 어떤 유치원이기에 그런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해답은 일본에서 이미 봤다. 게이오 유치원을 나온 일본인이 게이오 대학을 가듯이, 92번가 Y유치원을 나온 유태인은 하바드와 예일로 가게 되기 때문이다. 일본인과 유태인의 교육열이 한국인과 비교해 부족해 보이는가.
 게이오 유치원이나 92번가 Y유치원을 보면서 사교육 없는 세상과 교육열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교육열이 아니다.

 그렇다면 유태인과 일본인 못지않은 교육열을 가진 한국인에게 노벨상이 주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  때문 일까. 그렇다고 나는 노벨상 숭배론자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인이 인류보편의  가치에 좀 더 공헌할 시점이 되었다는 것이다. 삼성 스마트폰이나 현대 자동차만 가지고 일류가 될 수는 없다. 진정한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더 기본에 충실해야한다.
 노벨상은 그것을 표시해주는 하나의 지표일 따름이다.

 네 살이 되도록 말을 못해 저능아 소리를 듣던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어느 날 선생님이 아이에게 어머니께 전달하라며 쪽지를 건넨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이 학생의 지적능력으로 볼 때 공부로는 성공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이 어머니는 쪽지를 읽고 나서 아들을 향해 이렇게 얘기했다.
“얘야 걱정할 것 없다. 너는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다. 남들처럼 되고자 노력하면 결코 그 사람보다 나아질 수 없는 법인데, 너는 남들과 확실히 다르기 때문에 크게 성공할 거야.” 저능아 소리를 듣던 그 아이가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다.

 ‘게이오 유치원’이나 ‘92번가 Y 유치원’을 보면서 사교육 없는 세상을 얘기하는 것은 우습다. 어쩌면 강남에는 그런 유치원을 능가하는 곳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나 아인슈타인이 그런 유치원을 나오지는 않았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가 건강하다.  
 
장상록 / 농촌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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