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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장애인복지관-꿈밭정이 아동스포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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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장애인복지관-꿈밭정이 아동스포츠단
  • 김병진
  • 승인 2012.07.1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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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어하키 창단 4개월만에 전국 리그전 3위.. 스페셜올림픽 국가대표 선발

<기획>전주장애인복지관-꿈밭정이 아동스포츠단

플로어하키팀 창단 4개월만에 리그전 3위.. 스페셜올림픽 국가대표 선발

 

 

“허리는 펴고, 고개는 앞을 보고, 다리는 좀 더 벌리고 ….”

“광익아, 공만 봐야지!” “괜찮아, 옳지! 잘했어!”

지난달 23일 제1회 한국스페셜올림픽 플로어하키 결선 리그전 전북(전주장애인복지관 꿈밭정이)-강원 태백팀의 경기가 한창이던 경기도 안산시 신안산대 체육관. 선수들을 독려하는 지도교사들의 응원 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플로어하키는 2013년 평창 겨울 스페셜올림픽 정식 종목이다. 아이스하키를 빙상장이 아닌 일반 체육관에서 한다고 보면 된다. 지적발달장애인들이 빙상장에서 경기를 하면 위험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플로어에서 한다. 골키퍼 포함, 총 6명이 경기에 뛸 수 있으며 3셋트 9분씩 총 27분 경기를 한다. 심한 반칙을 하면 '2분간 퇴장'을 당한다. 3분마다 3명 이상씩 교체를 해야 하는 특별한 규정도 있다. 명단에 든 11명 선수가 모두 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또 특이한 점은 독특한 모양의 전용 스틱과 퍽이 있다는 것이다. 플로어하키 스틱은 아이스하키 스틱처럼 끝 부분이 구부러져 있지 않다. 일자로 쭉 뻗어있고 끝 부분은 가죽으로 덧댔다. 마치 빗자루를 연상시킨다. 단, 골키퍼 스틱은 끝 부분이 구부러져 있다. 퍽은 납작한 원형 모양으로 지름이 20㎝다. 퍽 중앙에는 10㎝ 정도의 원형 구멍이 뚫려있다. 스틱을 이 부분에 꽂아 드리블을 하면 된다. 퍽 역시 맞아도 아프지 않게 부드러운 재질로 만들어졌다. 보호 장구도 아이스하키와 비슷하다. 헬멧과 함께 무릎·정강이·팔을 보호할 수 있는 기구를 착용한다. 

 

이날 전주 꿈밭정이 아동스포츠단은 태백레전드 클럽을 7대5로 꺾었다. 땀에 흠뻑 젖은 선수들이 스틱을 치켜들며 환하게 웃었다. 경기 후 친구와 통화하는 ‘특급 에이스’ 부주장 강변민(19?지적장애 2급)군의 들뜬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야, 우리 이제 국가대표다. 가슴에 태극마크 달았다” 우쭐한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결선리그에서 ‘4골’을 넣은 전광익(18·지적장애 3급)군은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대회에 처음 나왔는데 떨리면서도 재밌어요. 여럿이 함께 하니까 좋아요”라며 느리지만 또렷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전주장애인종합복지관 꿈밭정이 아동스포츠단은 제1회 한국스페셜올림픽 플로어하키 결선 리그전에 진출해 3위의 성적으로 동메달을 수상했다. 특히 이번 동메달이 더욱 값진 이유는 우승팀과 준우승팀은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에 플로어하키 대팀으로, 3위표 팀인 전주장애인종합복지관은 플로어볼 국가대표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은 내년 1월 평창 알펜시아, 용평리조트, 강릉 빙상경기장 등에서 열린다. 플로어하키 및 플로어볼은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종목으로 이번 전국 리그전을 통해 활성화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꿈밭정이 아동스포츠단은 지난 3월 전주시 지적?자폐 장애아동 16명을 대상으로 결성됐다. 이때부터 스포츠단은 복지관 강당에서 오후 4시30분부터 5시30분까지 주5회 맹연습에 돌입했다. 5월에는 복지관 옥상에 플로어하키장을 만들어 주간훈련에 이어 야간훈련까지 했다. 창단 후 얼마 되지 않은 시간에도 불구, 국가대표를 향한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전국 수준급 선수들과 겨뤄 입상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것이다.

 

스포츠단 아이들은 장애 정도도 능력도 다 달랐다. 스포츠단은 아이들에게 모든 걸 다 잘하라고 하지 않았다. 잘하는 걸 시켰다. 힘 있게 잘 치는 아이에게 공격을 맡기고, 체력이 좋은 아이에게 수비, 장애 정도가 심한 아이에게 골키퍼를 맡겼다. 지도교사와 함께 마음 졸이며 지켜보던 한 학부모는 “잘하는 것을 하다 보니 신이 났고, 재미있게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승승장구의 비결을 설명했다.

 

플로어볼팀 감독을 맡은 전홍근 운동처방사는 “처음 아동스포츠단을 결성했을 때 전국대회 1승을 목표로 훈련했으나, 국가대표로 스페셜올림픽에 참가하게 되어 큰 영광이다”며 “힘든 여건 속에서도 함께해준 스포츠단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플로어볼은 장애인, 비장애인,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스포츠다. 일반 종목은 개인 기량이 중요하지만 플로어볼은 팀플레이와 전술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소득”이라며 웃었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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