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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이자놀이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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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이자놀이 충격
  • 박신국
  • 승인 2006.04.30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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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용품 구입, 군것질, 게임비용 마련 목적

-저학년 1만원-고학년은 5만원까지 거래
-최고 100% 고리... 어른 사채업자 뺨쳐




초등학생들 사이에 ‘고리대금형 이자놀이’가 성행하고 있어 자본주의의 병폐인 배금주의가 어린이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주지역 초등학교 학부모들에 따르면 학생들 사이에 하루에서 일주일정도 돈을 빌려주고 적게는 원금의 20%부터 많게는 50%정도까지 이자를 받는 놀이가 성행하고 있다.

이중 일부 학생들은 서로의 돈을 모아 다른 학생들에게 빌려주고 원금의 100%에 이르는 이자를 받아내며 어른들의 ‘사채업자’를 흉내 내고 있다.

이들 학생들이 빌리고 빌려주는 금액은 저학년일 경우 1,000~1만원선, 일부 고학년들 사이에선 5만원 이상까지 거래되기도 한다.

이자는 대부분 1,000원을 빌렸을 경우 하루에 200원, 일주일이 지나면 500원을 원금에 가산해 갚고, 드물게는 원금의 100%의 이자를 지불하기도 한다.

이렇듯 초등학생들이 돈을 빌리는 주된 이유로는 수업용품이나 체험학습비 등 각종 준비물을 마련하지 못했을 경우와 군것질이나 PC방 등 게임비용 마련을 위한 것이라는 게 학부모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전주시 A초등학교 4학년 한 학생은 “우리 반 학생 대부분이 선생님 몰래 친구들에게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고 있다”면서 “가끔씩은 이자 대신 과자나 노트 등 학용품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B초등학교 6학년인 윤모군은 “같은 반 친구들 중에는 항상 5만원 정도를 가지고 다니며 돈이 필요한 친구에게 빌려주고 받은 이자로 군것질과 게임방에 간다”고 말해 초등학생들 사이에 ‘이자놀이’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이처럼 초등학생들 사이에 이자놀이가 보편화된 데는 지나치게 이해타산적인 어른들의 책임도 있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경제교육 자체가 이 같은 일을 오히려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주 한 초등학교 교사는 “성인들의 사채놀이에 아이들까지 물든 것 같아 안타깝다”며 “아이들에게 눈앞의 이익보다는 ‘시간과 자원관리의 중요성’과 함께 ‘돈은 왜 벌어야하며 또 어떻게 벌고 써야하는가’를 깨우치도록 하는 경제교육을 실시해야겠다”고 말했다.
/박신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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