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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하늘 볼 여유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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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하늘 볼 여유 없어요"
  • 최승우
  • 승인 2006.09.25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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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길목-민생현장 (5)고3수험생
-수능 50여일 앞두고 긴장-불안감 연속
-학부모들 성적걱정에 노심초사 잠못이뤄


수능을 50여일 앞둔 고3 수험생들의 하루하루는 긴장감의 연속이다.
 매일같이 들여다 본 참고서도 수능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새롭게만 느껴진다는 고3 수험생.

 또 아침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서둘러 학교로 떠나는 자식들을 바라봐야 하는 부모들의 마음은 천근만근 무겁기만 하다.
 한낮에도 제법 선선하게 부는 가을바람과 높고 푸른 하늘도 수험생 가족들에게는 여유로움의 상징이 되지 못하는 듯하다.
 하지만 고 3수험생 가족들은 고통 끝에 낙(樂)을 위해 서로 배려하고 인내하며 힘든 시기를 꿋꿋이 이겨내고 있다. 

 “가을이요? 잘 모르겠어요, 그냥 해가 좀 짧아지고 바람도 차가워지니까 ‘수능 시험일이 다가오고 있구나’ 싶죠.”
  밤 10시가 넘은 시간.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서민우(18) 군은 가을에 대해 짧게 말했다.

 서 군은 “지난해만 해도 가을이면 영화도 보고 싶고 한적한 야외에서 독서도 하고 싶었지만 올해는 엄두가 나질 않는다”며 “힘들고 가슴 떨리는 날이 매일 같이 계속되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며 꾹 참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께서 제 눈치를 보고 계신다는 것이 가끔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것만 해도 얼마나 죄송한데요.”
 서 군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올해 초 수험생 스트레스 때문인지 자신도 모르게 가끔 부모님께 짜증을 냈던 적이 있다는 서 군은 그 때마다 미안한 마음에 부모님 앞에 고개를 들 수 가 없다고 전했다.

 “저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매일 책만 보니까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났었나 봐요.”
 하지만 모의고사 성적이 기대보다 떨어지는 때면 자신보다 더 힘들어하시는 부모님 생각에 이제는 절로 힘을 낼 수 있다는 서 군.

 이 때문인지 서 군은 “가끔 자고 일어나면 시험일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서 군의 어머니 강연숙(46)씨는 “해가 뜨기도 전에 새벽밥을 먹고 학교에 가는 아들의 뒷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이 난다”며 “모든 학부모들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자식 걱정에 잠을 못 이룰 때도 많다”고 말했다.

 강 씨는 또 “행여 성적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아이가 좌절할까봐 노심초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 군은 “고3 때 힘들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가끔 공부가 아닌 딴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때마다 부모님을 떠올리며 ‘포기하지 말자’고 다짐 한다”고 당당히 말했다. 최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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