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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을 가장 힙한 시골로 브랜딩하다, 부안의 시고르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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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을 가장 힙한 시골로 브랜딩하다, 부안의 시고르청춘!
  • 홍민희 기자
  • 승인 2024.06.01 20:1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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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일부터 6일까지 부안 해뜰마루에서 열렸던 '제11회 부안 마실축제'를 찾은 분들이라면 유달리 어린 청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부스 하나를 발견했을 것이다.

해산물이 그려진 티셔츠를 수산시장 빨간 바구니에 담아 싱싱한 티셔츠라며 뻔뻔하게 장식하는 것은 물론이고, 원산지 표시에 자신들의 이름을 써붙이고는 부안산이라고 적어놓는 모습은 고령화와 지방소멸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부안에선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거기에 부안이 자랑하는 바지락을 빗대 '바지락도 락이다'며 가슴께 붉게 타오르는 글씨를 새겨넣은 티셔츠는 결국 축제를 찾은 이들의 이목과 지갑을 한껏 열어재꼈다.

서울에서도 보기 힘들 정도의 디자인 퀄리티와 힙스러움을 당당히 뽐낸 네명의 청년은 바로 '부안산' 시고르청춘이다.

/편집자주

성공을 부르짖으며 고향을 떠나는 청년이 많게는 만명을 웃도는 여기는 전북특별자치도.

그 안에서도 부안군은 아이 울음소리도, 청년들의 재기발랄함도 귀하디 귀한 곳이다.

인구 5만을 겨우 넘기고 있는, 한때 군산보다 잘나갔다는 포구도 보유하고 있는 부안은 이제 전북자치도 안에서도 가장 위태로운 지방소멸위기지역 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곳에서 한번 하고 싶은거 하면서 돈도 많이 벌고싶다는 청년들이 뭉쳤다. 그것도 꽤 멋지게. 

아직도 앳된 느낌이 남아있는 윤나연(27) 시고르청년 대표를 필두로 디자인과 팀의 아이디어를 전담하고 있는 오현영(29), 그리고 이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박현준, 옥성태씨는 부안에서 '큰 거' 하나 만들어 보려고 사부작 사부작 바쁜 청년 공동체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던 윤 대표는 '군산산' 이지만 영국 유학 후 돌아오니 부모님이 군산이 아닌 부안으로 핸들을 꺾더란다. 부안으로 이사를 간것이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부안산'이 된 윤 대표는 목표 확장을 위해 잠시 몸을 담았던 농업기술센터 감자조직배양실에서 시고르청년을 함께 배양해 나갈 파트너를 만났다.

연인이자 지금의 시고르청년의 정체성을 만들고 있는 오현영씨다. 

배양하라는 감자는 배양하지 않고 사랑과 웅대한 꿈을 배양한 두 청년은 같은 사무실에서 만났던 박현준씨와 이후 합류한 옥성태씨와 도원결의를 맺고 한번 재밌는 일을 꾸며보자는 각오를 다졌단다. 2021년 7월이었다. 

"처음엔 그냥 동아리같은 곳이었어요. 자본금이 부족한 젊은 사람들이 뭔갈 해보려면 지역 지원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도 몰랐을 정도로요."

윤 대표는 자신들보다 먼저 부안에서 신선한 일을 벌여온 슬지제빵소의 김슬지 대표와 이레농원의 박연미 대표에게서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청년 지원사업들에 대해 알아보라는 조언을 듣고 곧바로 준비에 착수했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 첫 시도한 일은 바로 부안의 곳곳을 영상으로 남기는 일이었다. 그리고 지원사업 발표를 갈 때 입을 단체 팀복도 만들었다. 그게 바로 지금 시고르청년의 정체성이 된 굿즈의 시작이었다.

하루에 하나씩 그림을 끄적이는게 취미라며 자신의 능력를 과소평가해 오던 오씨는 시고르청년이 추진하는 굿즈작업에서 없어선 안되는 존재가 됐다. 

뛰어난 작화솜씨와 그것을 뛰어넘는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는 부안에서도, 전주에서도, 그리고 서울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일등공신이 됐다.

시고르청년을 대표하는 캐릭터인 '참피'를 만들어낸 것도 오씨였다.

너른 들에서 곡식을 몰래 까먹으면서도 동네사람들의 귀여움을 받는 참새에서 영감을 받았던 그는 이 이후에도 '줄포제비', '상서거북이', '솟대키링' 등을 창조하며 시고르청년이 힙해질 수 있는 소스들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단순히 티셔츠나 떡메모지를 팔기 위해 뭉친것은 아니었다. 부안에 산다고 하면 어디요? 부산이요? 무안이요? 라며 변죽을 울리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부안의 매력이 뭔지, 그리고 부안에 담긴 13개 읍면의 매력이 뭔지를 알리는데 더 큰 방점을 찍고 있다.

그렇게 금손 디자이너를 필두로 시고르청년들은 부안여행에서 영감을 얻은 것을 재료로 그 지역만의 색깔이 담긴 캐릭터를 만들고 이를 상품화 하고 있다. 몽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줄포제비는 그런 의미에서 가장 부안 스러운 캐릭터란다. 봄철에 오래된 집에 둥지를 튼 제비부부는 귀여운 세마리 제비를 옹기종기 낳았지만 애써 만든 집만 놔두고 모두 떠나버렸다. 

군산 항구보다 더욱 융성했다던 줄포는 포구가 제기능을 상실하면서부터 쇠퇴의 길로 들어섰다. 떠나버린 제비새끼들은 꼭 그렇게 떠나버린 줄포의 청년들 같았단다. 비단 그것이 부안만의 일이겠냐는 슬픈 물음도 함께.

의미만 좇진 않았다. 재미와 힙함, 그리고 약간의 자기비하는 네명의 MZ세대에게도 놓칠 수 없는 소재다. 그렇게 만들어진 'JOKE(농담)' 티셔츠는 요즘 유행과 맞닿게 만들어졌다.

알록달록 '시골롬들'에서는 이들의 재기발랄함을,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를 시골로 퉁쳐 그린 '시골티'는 비수도권 사람들에게 공감을, 남일 처럼 되뇌이게 되는 지방소멸은 이미 부안에서 속도계가 고장난 것처럼 진행되고 있음을 담은 '지방소멸중' 티셔츠는 이들의 희노애락을 모두 녹여낸 걸작들이다.

햇수로 3년차를 맞이한 초보 사업가들은 시행착오를 겪는 와중에도 다양한 추억을 쌓아가며 자신들만의 서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숱한 문제점만 드러내며 파행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했던 '2024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와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단다.

당시 열사병으로 부안 읍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폴란드 자원봉사자들은 부안을 여행하던 중 시고르잡화점을 발견, 이들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와 귀여운 디자인 제품들에 홀딱 반했다.

이들은 부안에 머무르는 내내 이곳을 찾아 영어 대화가 가능했던 윤 대표와 수다를 떨며 잼버리에서의 아쉬움과 속상함 등도 공유했다.

잼버리 대회가 끝나고 고향인 폴란드로 돌아간 이들은 해외배송으로 시고르잡화점 물건을 주문할 정도로 '찐팬'이 됐다. 

"잼버리가 정말 말도 많고 탈고 많았잖아요. 그래도 누군가는 저희때문에 부안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을 가지고 갔다는 것 만으로도 참 좋더라구요."

이들이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대는 바로 지역축제다. 이들에게 지역축제는 홍보의 장이자 자신들의 결과물을 평가받는 냉정한 시험대가 돼주고 있다. 여기에서 만난 부안 어른들의 위로와 충고, 걱정도 귀한 재산이란다.

"사실 주변 어른들에게 응원도 많이 받지만, 왜 돈도 안되는 부안에서 이런 일을 하냐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실력이 아까우니 서울로 가라는 말은 셀 수 없이 많이 들었구요."

특히 그간 겸업으로 시고르청년과 시고르잡화점을 이끌어 왔던 윤 대표는 오로지 이 일에 전념을 각오하며 하던 일까지 그만둔터라 어른들의 걱정이 현실이 될까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참여했던 부안 마실축제에서 건져올린 결과는 정량적으로도, 정성적으로도 모두 기대를 뛰어넘었다. 이정도면 할만 하다는 확신을 얻은 것이다.

축제 전날, 신들린 것처럼 아이디어가 쏟아졌다는 오씨는 축제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던 '바지락도 락이다' 티셔츠를 이때 만들었단다. 

이제 오며가며 알게된 인연들도 많고, 다양한 곳과의 협업도 추진중이라는 '부안산' 시고르청년들에겐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무감과, 사업의 영속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상존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은 부안에서 더 재밌는 일을 하고싶단다. 해본 일 보다 못해본 일이 더 많기 때문이다. 

"서울엔 돌고래유괴단이라는, 정말 재밋는 작업을 하는 곳이 있어요. 누구라도 여기와 일하고 싶어할 정도로요. 저는 시고르청년도 그렇게 지역 청년들을 넘어 서울에서도 협업 의뢰가 들어오는 곳이 되면 좋겠어요."

예술가적인 답변을 내놓은 오현영씨와는 다르게 '경영'을 고민하는 윤나연 대표는 깊은 생각 끝에 목표를 꺼내놨다.

"줄포제비들처럼 부안을 떠나는 청년들이 정말 많아요. 재밋는 일자리가 하나도 없거든요. 저는 부안에 남고 싶은 제 또래들이 시고르청춘에 입사해 그들에게 납득할만한 월급을 주면서 재밋게 일하는 자생력을 키우고 싶어요. 사실 그냥 돈 많이 벌고 싶단 말을 세련되게 해봤네요."

누가 시켜서가 아닌, 부안에서 잘먹고 잘살고 싶어서 모인 부안 시골롬들은 이제 재미를 넘어 자생력을 고민하는 단계까지 성장했다.

언젠간 만들고 싶다는, 바지락을 먹으면서 '바지락도 락이다' 티셔츠를 입은 락가수들이 부안 앞바다에서 공연하는 '바지락(Rock) 페스티벌'의 기획안도 기꺼이 공개하는 이들에겐 아직 두려움 보다는 설레임이 더 커보인다.

부안을 가장 힙한 브랜드로 만들겠다며 오늘도 그림을 그리며 아이디어를 모으는 네명의 '부안산' 청년들의 미래가 그들의 티셔츠 색깔처럼 알록달록 할 것이라는 작은 확신이 든다.

홍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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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산에서 부안산 2024-06-01 21:15:02
저희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부안사람 2024-06-01 20:59:42
여기 부안오면 꼭 ! 들리십시오 ! 최고입니다...!
물론 기자님 글도 최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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