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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의 진짜 원인은 직립보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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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의 진짜 원인은 직립보행이다
  • 전민일보
  • 승인 2024.05.30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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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을 비염과 함께 살아왔다. 중학생 때부터 시작된 콧물과 코막힘은 일상을 옥죄었다. 책상에 앉으면 코가 막혀 숨쉬기 힘들었고, 두통이 밀려왔다. 집중력은 떨어지고 삶의 질은 추락했다.

수십년간 많은 약을 먹었지만, 효과는 일시적일 뿐이었다. 수술대에 두번이나 올랐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다시 코는 막히고 콧물은 흘러나왔다. 42년간의 비염과의 전쟁, 과연 끝이 있기는 한 걸까.

비염은 단순히 코의 문제가 아니다. 만병의 근원이자 시발점이다. 코가 막히면 입으로 숨을 쉬게 된다. 입호흡은 온갖 질환의 뿌리다. 목과 기관지는 건조해지고 염증은 만성화된다. 폐 건강은 위협받는다. 면역력은 감소하고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이 활개친다. 구강은 세균의 온상이 되고 치아는 썩어간다. 소화불량,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물론 비만까지, 입호흡의 폐해는 실로 광범위하다. 42년 만성비염으로 깨달았다. 비염은 코만의 문제가 아니다. 건강을 좀먹는 시한폭탄이다.

그런데 정작 비염의 원인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다. 알레르기, 감염, 비만, 유전 등 온갖 이야기가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증거가 없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집이 많아졌다고? 애완동물도 비염에 걸리지 않는다. 대기오염 탓이라고? 대기오염은 인류 역사상 늘 있어왔다. 진짜 원인은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직립보행이다.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직립보행은 인간에게 많은 이점을 가져다주었지만, 동시에 비염이라는 치명적인 약점도 안겨주었다. 해부학적으로 볼 때, 인간의 코는 중력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위치에 있다. 이는 직립보행의 결과로, 다른 포유류와는 달리 코가 수직 방향으로 위치하게 된 것이다.

이런 구조적 특징은 콧물과 분비물이 부비동으로 흘러들어가 고이게 하는 요인이 된다. 코로 숨쉬기가 어려우니 입호흡을 하게되니 상황은 더 악화된다. 고여있던 콧물과 이물질은 점막을 자극하고 염증을 일으킨다. 콧속에 고인 물, 썩기 마련이다.

특히 수면 시 똑바로 누운 자세는 이런 현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바로 누운 자세에서는 분비물의 배출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뻥 뚫여야할 부비동은 아예 저수지처럼 콧물과 이물질로 가득 채워지게 된다. 게다가 수면 중에는 섬모 운동이 감소하고 코점막이 충혈되어 분비물의 정체가 더욱 심해진다.

이렇게 고인 분비물은 세균 번식의 온상이 된다. 실제로 비염 환자의 부비동에서는 정상인에 비해 세균 집락화가 많이 관찰되는데, 이는 분비물정체로 인한 세균 과증식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기전을 시사한다.

나 역시 2013년까지 120kg이 넘는 초고도비만에 당뇨 초기,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과 조울증, 알코올중독, 분노조절장애 등의 정신질환으로 고통받았다. 이듬해 6개월 만에 45kg 감량에 성공하면서 모든 질병을 치유하였다. 이후 10년간 만성피로, 틱장애, 과민성방광, 불면증, 섭식장애, 관절염 등을 차례로 극복했다. 그 기나긴 투병 끝에 깨달은 진실, 나를 괴롭힌 병의 근원은 다름 아닌 직립보행으로 인한 비염이었다.

7년전부터 대모산 인적이 드문 곳에서 네 발 걷기 운동을 하면서 작은 통찰을 얻었다. 조금만 고개를 숙이고 네 발로 걸으면 콧물과 이물질이 땅으로 흐른다. 그리고 우리집 강아지들의 자는 모습을 보면 코 방향이 아래나 옆으로 향한다. 그들은 비염은 커녕 감기 한 번 안 걸린다. 여기에서 비염의 미스테리가 풀렸다.

비염 42년 만에 비로소 비염의 근본 원인을 찾아냈다. 동시에 해결책도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직립보행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생활습관과 자세를 바꾸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코의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는 몇가지 원칙이 중요하다. 첫째, 코호흡을 생활화한다. 코호흡은 가장 이상적인 호흡법이다. 공기를 정화하고 가습하여 폐에 이롭다. 둘째, 꾸준히 코 세척을 한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은 필연적으로 콧속이 오염될 수밖에 없다. 하루 2회 식염수로 코를 씻어내는 습관을 들이자. 셋째, 고개를 숙이는 습관을 기른다. 틈날 때마다 고개를 아래로 숙여 코를 풀자. 중력을 이용해 콧물과 농을 배출하는 것이다. 식염수로 세척한 뒤 1~2시간 가량 코 안에 용액을 머금었다가 고개를 숙여 배농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넷째, 코와 부비동 주변을 마사지 한다. 손으로 코와 부비동 주변을 마사지를 하면 혈액순환이 제대로 기능하게 된다.

이 네 가지 방법은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비염 극복의 지혜다. 42년간의 내 작은 통찰과 깨달음이 널리 공유되기를 희망한다.

한승범 한류연구소장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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