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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목미술관 소장품 전시회, '병풍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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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목미술관 소장품 전시회, '병풍 펼치다'
  • 소장환 기자
  • 승인 2024.02.13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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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1일부터 3월 21일까지 전시

재단법인 청목미술관에서 기획전시회 '병풍 펼치다'를 21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개최한다.

미술관 소장품 중에서 병풍을 골라 7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회에는 8폭 병풍 6점과 12폭 병풍 1점으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회의 기획의도는 병풍이 가진 본래의 기능인 가리개나 장식물의 역할을 초월하여, 병풍을 펼쳐 그 안에 가려졌던 그림과 글씨에 집중하고, 이를 통해 병풍이 가지는 다양한 의미와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는 병풍을 평평하게 펼쳐 벽에 고정, 병풍의 기물로써의 기능을 사라지게 했다.  지그재그로 접혔을 때의 공간감이나 입체감 보다 병풍 그림의 회화적 가치에 초점을 맞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보여주려고 한다.

병풍은 오랜 시간 한국인의 곁에 머물러 있었다. 공간을 분할하고, 찬 바람을 막아 주며, 집안을 장식하는 가구와 같이 변신하며 다양한 역할을 했다. 또한 사람들이 복을 빌고 소원성취를 바라는 기원물로도 쓰였다. 

병풍은 2개 이상의 판을 종이 띠로 연결하여 만든 것을 연결 하는데 8폭 병풍이 가장 일반적이다. 그림이나 글씨, 자수 등을 배접하여 나무 틀에 밑종이를 여러 겹 붙여 만든 판에 다시 붙이고 판들을 연결하여 세울 수 있게 만든 장황 형태이다.  

병풍(屛風)의 ‘병(屛)’자는 ‘시(尸)’와 두 손을 나타내는 ‘병(幷)’이 결합된 문자로 ‘시’자는 시신을 뜻한다. 그 뜻은 ‘은폐하다’ ‘앞을 가리다’ ‘울타리 치다’ ‘겁내게 하다’ ‘물리치다’로 해석할 수 있다. 

'논어'에서도 ‘시’자를 예배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병(屛)’자는 제사상이 병풍 앞에 차려지고 그 앞에 사람들이 도열해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와 작품 소개

석전(石田) 황욱(1898년(고종 35년)~1992년)
- 도연명의 귀거래사, 8폭병풍, 1989년, 한지에 먹 

전북 고창 출신인 선생은 일평생을 통하여 한학을 수학하고 정신문화와 예술 사유의 기반이 되는 서예에 정진하고 중국 명필의 여러 서체를 섭렵하며 깊이 있는 서의 세계를 탐구하였다. 

1960년경부터 오른손 수전증으로 붓을 잡기 어렵게 되자, 왼손바닥으로 붓을 잡고 엄지로 붓꼭지를 눌러 운필하는 악필법(握筆法)을 개발하였다. 이에 따라 중풍으로 오른손에 마비가 와서 좌수서예가로 유명했던 유희강(柳熙綱)과 쌍벽을 이룬다는 평을 들었다.

대표적인 금석문으로 독립기념관 장건상선생어록비(張建相先生語錄碑)와 구례 화엄사 일주문, 불국사 종각, 금산사 대적광전(大寂光殿) 등의 편액이 있다. 

‘귀거래사’는 동진(東晋)시대 대표적인 은거시인 도연명(陶淵明 365~427)의 대표적인 한시작품이다. 41세에 최후의 관직인 팽택 현령으로 재직하면서 상급 기관의 관리들에게서 현실을 깨닫고 “내 어찌 살 다섯 말의 봉급을 위하여 그에게 허리를 굽힐소냐” 라며 사직했다. 귀거래사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지은 작품으로, 이후 자연의 섭리에 따라 은둔생활에 들어갔다.

강암(剛菴) 송성용(1913∼1999) 
- 제목미상, 12폭병풍, 한지에 먹 

강암 선생은 뛰어난 기법과 고아한 인품으로 한국서예의 독자적 경지를 이룬 대서예가이자 대유학자다.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의 부친이기도 하다.

그는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 근본이 서야 방법이 생긴다)’과 ‘온공자허(溫恭自虛, 온순하고 공경하며 스스로 늘 부족한 듯이 사는 삶)’를 좌우명으로 삼고, 오롯이 화선지와 붓, 그리고 먹과 책만을 벗하며 꼿꼿한 선비정신을 지켜왔다. 

한평생을 올곧은 정신과 격조, 단아한 품격으로 살며 강직한 성품을 예술로 승화시킨 이 시대의 마지막 선비이자 한국 서단의 거목(巨木)인 것이다.

오담(鰲潭) 임종성 
- 묵죽도(墨竹圖), 8폭병풍, 1997년, 한지에 먹

서예가 오담(梧潭) 임종성선생은 악필서체로 유명하다. 다섯 손가락 모두 사용, 붓을 감싼 채 글씨를 써내려가는 그의 필체에서는 힘이 넘치는 활력이 솟아난다. 69년부터 붓을 잡기 시작하여 독학으로 서예를 익힌 선생은 힘찬 선과 좌우 균형이 잘 잡힌 서체, 그리고 중후하고 화려한 붓의 율동은 운필이 갖는 조형미를 잘 드러낸다.

소림(素林) 송규상 
대둔산 전망도, 8폭 병풍, 2021년, 한지수묵담채, 356x181cm 

소림선생은 그립고 아름다운 고향의 산천과 봄의 화창한 풍경을 찾아다니며 직접 눈으로 본 실경을 드로잉 작품으로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맑고 투명한 수묵의 멋과 절제되면서도 담백한 기법이 독특하게 조화를 이루어 수묵담채화의 특징을 두드러지게 보여준다.

그는 수묵화의 세계를 당당하게 선보이며, 고장의 정취와 풍광의 아름다움을 그의 독특한 화풍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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