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부터 상차까지 ‘구슬땀’
“제때 밥 챙기기는 사치”토로
정부, 추석택배특별기간운영

"밥 먹을 시간이 어디 있어요"
추석을 일주일여 앞둔 18일 오전 6시 전주시 덕진구의 한 물류 터미널.
보통 직장인은 출근 준비하기 바쁜 시간이지만 이곳 캠프는 130여 명의 직원들이 이미 출근을 해 1t 탑차 안으로 물건을 싣는데 여념이 없었다.
대형 화물 트럭과 트레일러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물량들은 어느새 택배 기사들을 파묻기 시작했고, 택배 기사들의 얼굴만 간신히 보일 정도였다.
허리를 펼 시간도 없이 물류를 옮기던 택배 기사들의 옷은 어느새 땀으로 젖어있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택배 기사들이 물류와의 사투가 시작됐다.
평소보다 2~3배의 많은 물량이 쏟아지는 탓에 택배 기사들은 이른 아침부터 택배 분류부터 상차작업까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택배 기사들은 끼니를 해결하기 보다는 일을 하면서 간식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일상이 됐다.
이곳에서 만난 택배 기사 김모(34)씨는 "명절 특수기를 맞아 오늘 하루만 400여 개의 물류가 나에게 배당됐다"며 "탑차 안에 물건을 더 넣을 공간이 없어, 물건 100여 개는 내일로 미뤄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택배 기사들에게 명절 특수기 제때 밥 먹는 건 사치다"며 "밥 먹을거 다 먹고 일하고 나면 10시가 넘어서야 퇴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하차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는 양모(37)씨는 "추석 명절 기존 시급보다 더 준다고 해서 일을 시작했는데, 후회하고 있다"며 "평소 상하차가 힘들다고 말을 들어왔지만 이정도 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팔복동에 위치한 또 다른 물류 터미널의 상황도 마찬가지.
한 차례 택배 기사들이 물량을 싣고 출발 했지만 터미널 안에는 여전히 수 많은 물량들이 쌓여있었다.
배송 준비를 하던 이모(40)씨는 "탑차 안에 실은 물건들 다 배송하고 나면 다시 와서 싣어서 배송하려고 한다"며 "오늘 안으로 고객들에게 보내줘야 배송을 받으시는 분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명절을 보내시지 않겠냐"며 서둘러 배송을 떠났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추석 명절 기간 기존 물량보다 30%가 증가했다. 임시 인력을 15%를 더 충원했지만 증가한 물량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소연 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오는 10월 14일까지 추석 성수기 동안 택배 기사 과로를 방지하기 위해 '추석 연휴 택배 특별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연휴 1~2일 전부터 집화를 제한, 영업점별 건강관리자를 지정해 종사자의 건강 이상 여부를 매일 확인하고, 이상이 있으면 즉시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