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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시못할 공인의 지역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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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시못할 공인의 지역비하
  • 윤가빈
  • 승인 2006.08.02 19: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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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시못할 공인의 지역비하

신 영 규
/수필가 자유기고가

 한나라당 소속 이효선 광명시장의 전라도 비하 발언으로 호남인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이 시장은 전임 백재현(전북출신) 시장이 퇴임 전 환경업소 등 일부 산하기관에 호남출신을 승진시킨데 대한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전라도 놈들은 이래서 안 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사적인 자리에서 전임 시장 인사가 불공정해 ‘이래서 전라도 사람이 욕먹는 게 아니냐’ 고 말한 적은 있지만 문제의 욕설은 하지 않았다고 변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장의 발언 내용은 호남인들을 싸잡아 비하 했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대체 전라도 사람한테 무슨 억하심정(抑河心情)으로 그런 말을 했는가. 전라도 사람이 그토록 눈에 가시란 말인가. 이 시장의 발언은 평상시 호남인에 대한 나쁜 감정이 발로된 게 틀림없다고 가정할 때 호남인의 한사람으로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 

 특정 지역을 매도하고 폄훼함은 그가 과연 공인으로서의 자질이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그리고 시의원과 기관장들과의 오찬이라면 분명 사석이 아닌 공적인 자리가 분명하다. 그런 자리에서 ‘전라도 놈’ 운운 했으니 그가 어찌 공인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실제 전임시장의 인사가 불공정 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설사 그 승진 인사가 잘못된 것이라 해도 공무원 인사와 전라도 놈하고 무슨 상관관계가 있단 말인가. 만약 잘못이 있다면 이는 어디까지나 전임 시장의 개인문제다. 전라도 놈들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굳이 이 시장의 발언을 논리학적으로 따진다면 전라도 사람들은 모두가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이고, 부정과 불공정한 사람들로 매도되어도 좋다는 말로 귀납된다. 

 지난 과거 지방색을 둘러싼 필화사건으로 한 문인이 옥고를 치르고 절필을 했던 문단기록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게 바로 시인 조영암의 ‘하와이 근성의 시비’ 필화사건이다. 조씨는 월간 ‘야담과 실화’ 7월호에 ‘하와이 근성의 시비’ 라는 글을 실어 호남인을 악의적으로 비방하였다고 하여 전북도의회로부터 고발당하고 재판결과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했다. 옥고를 치르고 나온 그는 끝내 붓끝을 접고 운명감정가로 변신했다. 어디 이뿐인가. 1970년대 후반 월간 ‘문학사상’ ‘특질고’란에 오영수씨가 쓴 단편소설이 전라인을 비방했다 하여 호남인들이 분노한 적도 있었다. 후에 작가 오영수씨는 호남인에게 공개사과하고 문단생활을 접었다. 

 전라도인은 ‘표리가 부동하다’ ‘신의가 없다’ ‘입속 것을 옮겨줄 듯 사귀다가도 헤어질 때 는 배신한다’ ‘간사하고 자기 위주의 아리만을 취한다’ 등등이다. 

 이렇듯 오영수씨의 특질고(特質考)의 특정지역 비방의 글은 호남인 모두에게 분노를 안겨줬다. 

 세상 사람들 중에는 신의가 두터운 사람도 있고, 신의가 없는 사람도 있다. 물론 전라도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신의가 없다는 인간으로서는 가장 모독적으로 느껴지는 표현을 하필 전라도 사람에게만 붙여놓는가. 마찬가지로 전임 광명시장의 인사권을 문제 삼아 그 행위 모두를 호남사람 탓으로 몰아가는 이효선 광명시장의 발언은 결코 좌시할 수 없다. 뒤늦게 한나라당이 발언을 문제 삼아 이 시장에 대해 1년 ‘당원권 정지’라는 경미한 징계를 내렸다. 그렇지만 이는 사건을 무마하려는 술책이고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처사다.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국민화합을 위하고 전국정당과 수권정당임을 내세운다면 이 시장을 출당조치하고, 재발방지의 특단과 함께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지역감정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 시장 역시 공개사과와 함께 모든 공직에서 즉각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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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6-02-22 19:56:35
좋은 기사입니다, 그러나, 최근 거래 시, 신의를 어긴 사람도 특정 지역 출신이었습니다. 물론 그 지역의 모든 분이 그런 것은 아닐 것이나, 금전 거래 등 사기 피해를 당할 시, 대부분은 그 지역 출신이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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