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매출 평년 대비 반토막
방문예정 관광객 숙소 취소↑
내일까지 비예보에 또 상실감
"엔데믹 이후 첫 성수기 잔뜩 기대했는데 참담합니다"
올여름 긴 장마에 폭우까지 더해지면서 전주지역 상인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오후 찾은 전주 시내.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이날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평소 주말이면 북적였던 시민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평소 가게 앞 대기 손님들로 붐비던 음식점들은 썰렁한 모습이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텅텅 비어 있기까지 했다.
허탈한 사장님은 카운터 앞을 지키거나 말없이 선풍기 바람만 쐬고 있는 모습이었다.
인근 다른 음식점들도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 한 분식집 문 앞에는 ‘당분간 휴업을 하겠다’는 글과 함께 문이 닫혀 있기까지 했다.
엔데믹 전환 후 첫 성수기를 맞아 잔뜩 기대를 모았던 상인들은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모(50)씨는 "요즘 비 때문에 너무 힘이 든다. 비가 오는 날이 많아지다 보니 손님들이 밖으로 안 나오려고 하는 것 같다"며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주로 관광 오는 손님들이 많을 것이라 예상해 기대를 잔뜩 했는데 날씨 때문에 매일 실망만 하고 있다. 이 근처 음식점들은 거의 전멸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올여름 유독 길어진 장맛비에 한숨이 나는 건 숙박업계도 마찬가지.
전북지역에 폭우가 쏟아지고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전주를 방문할 예정이었던 관광객들이 예약했던 숙소를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숙박업에 종사하는 김모(44)씨는 "올여름 매출이 평년보다 반토막은 난 것 같다"며 "요즘은 매일 날씨 예보만 보고 있다. 특히 관광지 근처에서 숙박업을 하다 보니 날씨의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다. 8월에는 날씨가 좋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한옥마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인 채모(36)씨 역시 "지난주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예약을 한 손님의 환불 문의가 빗발쳤다. 주말에 또 비 소식이 있어 오늘도 또 취소 문의가 한 건 들어왔다"고 토로했다.
실제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비가 내린 기간은 지난 6월 25일부터 17일까지 17.5일로 평년(12.4일)에 비해 오랫동안 비가 내린 것으로 관측됐으며, 이는 역대 3번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비는 25일까지 50~100mm(많은 곳은 150mm이상)가 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인들의 상실감과 불안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