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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을 대하는 우리의 씁씁한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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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을 대하는 우리의 씁씁한 자화상
  • 전민일보
  • 승인 2023.03.0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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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와 광복회 전북지부 관계자들은 3.1절을 엿새 앞둔 시점에서 전북지역 유일의 생존 애국지사인 이석규(97)옹 위문 방문했다. 이 지사는 지난해 4월 개원한 전주보훈요양원에서 국가유공자 및 유족 120명과 함께 전문적 요양 서비스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우리가 영웅을 대하는 방식이다. 3.1절, 광복절 등을 앞두고 ‘위문 방문’이라는 방식이다. 전북도는 당시 보도자료에 ‘이 지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격려금과 위문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연말연시즈음 정치인과 기관장들이 평소 방문하지 않은 각종 사회적 약자 보호 시설 등을 방문해 기념촬영하는 모습과 오버랩 된다. 도내 유일의 애국지사를 자치단체의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이석규옹은 일제 강점기인 1940년대에 광주사범학교 재학 중 독서회를 조직하며 일제에 맞서다가 투옥됐고 해방 이후 익산 지역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

이석규옹께서는 연합군 상륙에 맞춰 봉기를 모의하다가 체포돼 옥고를 치른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대통령 표창 서훈을 받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애국지사들은 운명을 대부분 달리하셨고, 이석규옹만이 도내 유일의 생존애국지사이다.

서슬 퍼런 일제강점기 시절에 본인은 물론 가족의 안위도 뒤로하고 애국활동을 펼쳤던 분이지만, 후손들의 예우는 부끄러운 따름이다. 도내 유일의 생존애국지사인 이석규옹에 대한 실질적인 예우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어제오늘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이석규옹 생존애국지사는 ‘전라북도 독립유공자 기념사업 및 예우·지원에 관한 조례’를 적용, 매월 30만원의 호국보훈수당을 지급 받고 있다. 하지만 생존애국지사를 대하는 우리의 예우가 적절한지 스스로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최소한 생존해 있는 애국지사들이 남은여생을 살아가시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금전적인 예우 이외에도 그분의 활동 등 업적을 널리 알릴 수 있고, 후손들이 존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 무엇 보다 중요하다.

생존애국지사의 경우 전북도가 생활실태를 점검하도록 조례에 규정돼 있지만 독립유공자 명패달아주기 행사 때와 3.1절이나 광복절 때 담당 부서장이 위로 방문하고, 언론에 함께 촬영한 사진을 홍보하는 것이 전부이다.

생존애국지사를 관련행사 때만 찾고 있는 건 아닌지. 살아 있는 역사속 영웅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부터 달라져야 할 것이고, 이번 기회에 전북도와 지자체는 새로운 시각에서 생존애국지사 등에 대한 예우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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