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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견해에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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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견해에 동의한다
  • 전민일보
  • 승인 2023.01.2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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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와 주변국을 바라보는 한국과 베트남의 인식엔 근본적 차이가 있다. 그 차이는 전승국지위 여부에 기인한다. 프랑스, 미국은 물론 등소평의 중공군과 싸워서 승리한 베트남은 그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는 승자가 치러야 할 기회비용정도로 생각한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에 대해 그들이 무관심한 것처럼 처신하는 것도 바로 그런 자부심에 기인한다. 한국 시민단체(?)가 베트남전 피해자들에게 보상 관련 움직임을 보여도 정작 베트남정부는 시큰둥하다. 우리로서는 유쾌하지 않지만 베트남 입장에서 한국은 카운터 파트 자격이 안되는 것이다. 전승국이 가지는 여유와 권리는 그 자체로 역사적 자산이 된다.

이런 인식은 중국의 패권추구에 대한 한국과 베트남의 대응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중국에 대해 할 말을 당당히 하는 베트남과 스스로 소국 운운하며 시대착오적 망상인 중국몽을 지지한다고 얘기하는 한국. 이제는 한국을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로까지 나온다. 베트남과 한국이 보여주는 이런 인식의 차이를 달리 설명하기 어렵다.

1894년 발발한 일·청전쟁에서 청(중국)이 패했다. 영은문(迎恩門)이 헐리고 독립문이 설 수 있는 기초가 그렇게 만들어졌다. 이와 관련 적잖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당시 조선과 청의 관계다. 청은 일본에 비해 더 선한 이웃이 아니었다. 다만 악한 그들이 또 다른 악한 세력에 패한 것일 뿐이다. 1882년 임오군란에 개입한 청은 이후 본격적으로 제국주의화 한다.

‘내치는 자주’라는 이전의 조공책봉 관계를 끝내고 타 열강들이 한 것처럼 조선을 식민지화하려 했다. 이전의 중국이 한국에 대해 범한 죄과가 결코 작지 않지만 그럼에도 청이 제국주의화한 시점에 대한 인식은 그 이전과 결코 같을 수 없다. 주권 자체는 인정하던 관계를 청산하고 그들의 일개 소수민족으로 만들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습근평이 트럼프를 만나 대한민국을 자신들의 속국 운운하고 있는 현실에서 만일 이때 청이 일본에 승리했다면 한국은 티벳이나 신강과 같은 운명에 처했을 것이다.

물론 우리 선조들과 오늘의 한국민이 결단코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수 없다.

오늘의 중국은 긴 역사를 통해서나 인류보편의 가치측면에서 영원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한(漢)족 나라다. 티벳과 위구르인은 물론 대만도 본래 한족의 영역이 아니다.

한족 자신들이 다른 민족을 오랑캐라며 멸시하고 구분했음은 역사가 증언하고 있다. 진(秦), 한(漢), 당(唐), 송(宋) 그리고 명(明)이 그렇다.

몽골족의 원(元)과 만주족의 청(淸)은 그야말로 예외적 상황이다.

한족들 스스로 그 시대를 최대의 수치로 여긴다. 그 모든 것을 덮고 위장하려는 공작의 일환이 동북공정일 뿐이다.

오늘 영역을 만든 청(淸)은 만주족이고 현대중국은 운 좋게 그것을 이어받았을 뿐이다.

북조선에서 친중파가 살아남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평양에서 친중파로 낙인찍힌 순간 그것은 한국사회에서 토착왜구로 몰리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정작 총구를 겨누고 중공군으로부터 막대한 피해를 본 한국에서 중국몽 운운하는 현실이 그래서 더욱 아이러니하다.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 회고록에 흥미로운 내용이 나온다. 폼페이오를 만난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인들은 거짓말쟁이며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하면 중국이 한반도를 티벳이나 신강처럼 취급할 것이라 우려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는 북조선이 핵을 포기했을 경우 중국위협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한국사에서 민족통일은 두 차례 있었다. 그 중 한 번은 외세인 당(唐)의 개입이 있었다.

그 결과는 불완전한 국토와 민족의 디아스포라를 낳았다. 한국은 모든 부분에서 중국과 호혜평등의 관계를 원하지만 부당한 겁박과 간섭엔 단호히 나서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정은의 우려는 충분히 타당하다. 사족, 등소평의 중국군이 베트남을 침공했을 때 베트남군이 보여준 매운 맛을 중국은 잊지 못한다.

장상록 칼럼니스트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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