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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닌 밖으로...추위 피하려 공공장소 향하는 난방취약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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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닌 밖으로...추위 피하려 공공장소 향하는 난방취약계층
  • 박민섭 기자
  • 승인 2023.01.26 2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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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인상과 최근 최강 한파가 맞물리면서 난방 취약계층의 발걸음이 공공장소로 쏠리고 있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해에 비해 36.2%, 지역난방비는 34.0%까지 오르면서 시민들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시베리아발’ 북극 한파의 영향으로 최저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떨어진 날씨는 난방 취약계층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이처럼 역대급 한파가 계속되고 절정을 찌르고 있는 난방비에 부담을 느낀 취약계층, 특히 고령의 어르신들이 터미널, 은행 등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에게 공공장소는 겨울철 최고의 ‘한파 피난처’가 되고 있다.

실제 26일 오전 9시 30분께 전주고속버스터미널. 터미널 편의점 옆 벤치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어르신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들은 주로 TV를 시청하거나 집에서 가져온 간식들을 나눠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김팔복(79) 어르신은 “난방비가 너무 비싸 부담되는데 전기장판도 켜기 힘들다”라며 “춥긴 춥지만 가는 길이 운동도 되고 터미널 안은 따뜻하고 말 벗도 있으니 일주일에 3번은 와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심덕진(82)어르신도 “난방비가 거의 2배 가까이 뛰어 난방비도 아낄 겸 따뜻함이 가득한 터미널을 왔다”며 “아침 뉴스도 틀어주고 친구들도 만나 수다도 떨 수 있고 추운 집에 혼자 있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터미널뿐 아니라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은행이나 도서관에서도 역시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이 눈에 들어왔다.

전주의 한 은행 직원은 “요즘 추운 날씨가 절정에 이르다 보니 부쩍 어르신들이 많이 방문하신다”며 “오전쯤 오셔서 조용히 책자나 TV를 보시고는 저녁쯤 나가시는 어르신이 하루에 7~8분쯤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난방비 인상에 노인정이나 경로당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전주지역 노인회 관계자는 “영하권에 난방비를 감당 못 하는 일부 전주시 노인정의 민원이 늘어가고 있다”며 “어느 한 노인정에서는 ‘난방비가 너무 올라 감당하기 힘들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전주의 한 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지자체에서는 에너지 바우처 지원을 제외하고 다른 지원 사업은 없는 상황”이라며 “영하권의 추위는 취약계층의 생활이 연관돼있는 만큼 이들을 모두 지원할 수 있는 개선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주시청 관계자는 “기존의 에너지 바우처 관련해서 하절기와 동절기로 나누어 일부 취약계층에게 지원되고 있다”며 “지원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각 동의 공동모금회 등 민간지원과 연계해 지원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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