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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석영 시집 '돌을 쥐려는 사람에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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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석영 시집 '돌을 쥐려는 사람에게' 출간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3.01.0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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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김석영 시인의 '돌을 쥐려는 사람에게'가 출간됐다. 심사 당시 '돌을 쥐려는 사람에게'는 시인이 시마다 스스로 던진 화두를 스스로 해결해 내는 매력적인 완결성과 독자를 몰입하게 하는 정서와 정서를 만들어 내는 시적 문장, 그리고 시와 시 사이의 치밀한 구성으로 시를 조립하는 재미가 풍성한 ‘단 한 권의 시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예고편이 있고 A 쇼트와 B 쇼트로 나뉘어진 시집, 엔딩 크레딧과 쿠키 영상까지 마련된 시집은 ‘단 한 편의 영화’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돌을 쥐려는 사람에게는 아마도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에 가까울 것이다.

김석영의 시가 상영되는 곳에, 관객이자 독자는 언제나 30분 정도 늦게 입장한다. 늦은 입장은 이 시집의 힘이다. 늦었기에 더욱 신속히 시적 상황으로 진입하며, 인물과 배경과 대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충실히 몰입한다. 늦은 입장 이후 독자들의 내면에 암적응이 시작될 때, 시인의 문장은 흰 자막처럼 뚜렷하게 떠오른다. 시인은 독자를 상황의 절단면에 서게 하여 다음에 올 이음새를 기다리게 만든다. 돌을 쥐려는 사람에게가 지닌 시적 에너지는 중간에서 온다. 중간 이후 시작이 올 수도, 결말이 올 수도 있는 자유를 쥐고 시인은 다음을 향해 간다. 서로 다른 세계를 연결하는 작은 것들의 사물에 비친 돌은 나뭇가지를, 나뭇가지는 개의 얼굴을 한다

김석영의 시에는 정물 같던 풍경이나 대상이 불쑥 움직이거나, 우리가 알고 있던 단어가 익숙한 의미를 벗어던지고 더 넓어지거나 혹은 뒤집히는 장면이 등장한다. 바닷가에서 “조개껍데기를 모르는 채 조개껍데기를 줍는 동안” 조개껍데기가 “무덤”이 되어 무덤을 “줍는 경험”을 하는 시 '광물'이나, “예전에 불탄 자리였”다던 해안가의 절에서 “녹았던 자리를 기억하는 초” 같은 바다를 바라보다가 이것이 정말로 “캔들”이었다는 전환으로 이어지는 시 '검고 메마른'이 그렇다.

조개가 무덤이 되는 것은 시간을 뛰어넘은 것처럼 느껴지고, 녹은 초 같다는 생각을 했던 풍경이 정말로 녹은 초였다는 이야기는 호접지몽처럼 전해 내려오는 꿈 이야기 같다. 김석영은 가장 유연한 멀리뛰기 선수처럼 이쪽에서 저쪽으로 훌쩍 넘어간다. 다른 두 세계의 절단면을 찾아 이어 붙인다. 이때 제법 거칠어 보이는 절단면조차 대담하게 성큼 접붙이는 시인의 상상력과 사유는 독자로 하여금 절단면을 연결선으로 여기게 하고, 거친 면보다 거침없음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인식은 시인의 자서(自序)에서도 엿볼 수 있다. 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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