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22년을 뒤로하고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계묘년으로 검은 토끼의 해이다.
토끼는 작은 크기에 기다란 귀를 가진 귀여운 외모로 오랜 기간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어릴 적 산토끼 노래를 부르며,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별주부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보름달이 뜨면 달에는 계수나무 밑에서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다고 믿었던 우리에게 토끼는 친숙한 동물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첫 번째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궤도에 안착했다고 하니 머지않아 달에서 토끼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토끼는 긴 귀가 특징으로 앞다리보다 긴 뒷다리를 이용해 껑충 뛰어다닌다. 긴 뒷다리 덕분에 가속과 방향 전환에 뛰어나서 높이 뛰어오를 수 있으며 오르막도 곧잘 오르지만, 내리막에서는 잘 달리지 못한다.
또한 골격구조가 충격에 견디기 유리하여 심하게 굴러도 바로 일어나 뛸 수 있다. 흔히 작다고 생각하지만, 개체에 따라 중형견과 맞먹기도 한다.
또한 풀이나 건초만으로도 키울 수 있고 번식력이 강해 북한에서는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토끼를 키우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60~70년대에 농가 소득증대와 구휼을 위해 토끼 키우기를 권장하였으며 겨울철 농한기에 단백질 보충을 위해 산에서 토끼몰이를 하기도 하였다.
또한 토끼는 성질이 순하고 귀여우며 지혜롭고 민첩하여 전래동화나 사자성어에도 자주 등장한다. 별주부전에서는 용왕의 병을 고치기 위한 거북이의 감언이설에 속아 간을 내어줄 뻔하였으나 간을 뭍에 두고 왔다는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한다.
교토삼굴(狡兎三窟)은 위기를 대비해 굴을 세개 파두었다가 빠져나가 목숨을 구한다는 뜻으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미리 대책을 세워놓는 토끼의 현명함을 일컫는다.
2023년 검은 토끼의 해에는 많은 이슈가 있으며 각종 제도가 달라진다.
먼저 새해 첫날부터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개인은 세액공제는 물론 30% 이내에서 답례품을 받을 수 있고 지자체는 재정을 확충할 수 있으며 농민들의 답례품 판매를 통해 농촌소득 증가에 기여할 수 있어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효과가 있다.
고향사랑기부는 전국의 농협에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농협은행 전북본부에서는 전담 창구 운영 등 기부에 불편함이 없도록 철저한 준비로 제도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3월에는 지난 월드컵에 이어 세계야구대회인 WBC가 개최되며, 고교학점제가 일반고교로 확대된다.
6월에는 강원도가 강원특별자치도로 출범한다. 전라북도도 지난달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126년 만의 명칭 변경과 함께 지역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8월에는 부안 새만금 일원에서 ‘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개최되어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우리 지역을 방문해 문화를 교류하고 우애를 나눔으로써 전북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9월에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유통기한이 소비기한으로 변경되고, 병사들의 월급 인상, 만 나이 통일, 대학 입학금폐지, 부처님오신날·성탄절 대체공휴일 지정 등 다양한 제도가 달라진다.
새해에도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이른바 3高의 지속으로 경제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여러 경제단체에서는 2023년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을 1%대로 전망하고 있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위기에 대비해 3개의 굴을 파놓는 토끼의 지혜를 본받아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며 웅크렸던 대한민국의 경제가 더 높은 곳으로 껑충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해본다.
장경민 농협은행 전북본부장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