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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계묘년 맞아 특별전 '새해, 토끼 왔네!'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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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계묘년 맞아 특별전 '새해, 토끼 왔네!' 개최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2.12.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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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계묘년 토끼띠 해를 맞이하여 '새해, 토끼 왔네!' 특별전을 개최한다. 14일부터 내년 3월 6일까지 기획전시실2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옛사람들이 토끼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했는지 지금 우리 곁에 토끼는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지 알아보는 자리이다. 토끼하면 떠오르는 판소리 '수궁가(水宮歌)'의 한 장면을 묘사한 ‘토끼와 자라 목각인형’ 및 두 마리 토끼가 정답게 그려진 조선시대 민화 ‘쌍토도(雙兔圖)’ 등 관련 전시자료 70여 점을 선보인다. 

본디 이 땅에 서식하던 토끼는 멧토끼로 회색, 갈색 털을 가지고 있다. 흔히 떠올리는 흰색 털의 토끼는 색소결핍증[Albino] 토끼이거나 20세기 전반에 수입된 외래종이다. 따라서 가끔 보이는 흰색 토끼가 조상들의 눈에는 퍽 신기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조선 후기 실학자 홍만선(洪萬選, 1643~1715)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 “토끼는 1000 년을 사는데 500 년이 되면 털이 희게 변한다고 한다(兔壽千歲 五百歲毛變白)”라는 기록을 남겼다. 흰 토끼에 장수의 의미를 불어 넣은 것이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회화, ‘화조영모도’에 등장하는 토끼가 흰색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흰 토끼에 장수의 의미를 불어넣은 조상들의 상상력이 놀라운 대목이다. 

토끼의 지능은 50으로 호랑이(45), 거북이(20)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를 어찌 알았는지 조상들은 토끼를 꾀 많고 교활한 동물로 인식했다. 토끼는 굴을 파고 그 안에서 사는데 신기하게도 굴을 한 개가 아니라 세 개 이상 파는 습성이 있다. 이는 생태 피라미드 맨 하단에 위치한 초식 동물 토끼의 생존 전략일테지만, 우리 조상들은 이러한 토끼의 습성에 ‘꾀쟁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하였다. 토끼는 ‘꾀쟁이 토끼’ 유형의 설화에서는 호랑이에게 잡혀 먹힐 위기에 침착하게 기지를 발휘하는 영민한 동물로 묘사하며, 판소리 '수궁가'와 한글소설 '별주부전(鼈主簿傳)'에서는 부패한 권력을 풍자하는 지혜로운 서민의 대변자로 나온다. 

이쯤되면 궁금해 질 것이다. 귀에는? 입에는? 다리에는? 꼬리에는? 조상들의 어떤 지혜가 담겨 있을까? 그 답은 전시장에 있다. 토끼의 길고 쫑긋한 귀, ‘ㅅ’자 모양의 입 등 토끼의 생태에 얽힌 흥미로운 민속 이야기를 전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쎄쎄쎄로도 유명한 윤극영의 동요 '반달'을 MZ 세대를 포함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토끼가 달 속에서 방아를 찧고 있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참 익숙하다. 옛 사람들은 달의 표면을 보고 연상한 방아 찧는 토끼에 달의 정령이라는 상징과 무병장수(無病長壽)와 장생불사(長生不死)의 의미를 부여하였다. 전시장 안쪽 별도 공간에 마련된 달 토끼의 세계에서는 달을 상징하는 토끼와 해를 상징하는 삼족오를 함께 장식한 가사(袈裟, 승려들의 법의)와 백이․숙제 고사를 묘사한 ‘치’자도 등을 달 속의 토끼 이야기를 살펴 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요즘 핫한 아이돌의 앨범 자켓 디자인에 멤버 사진이 아닌 토끼 캐릭터 그림이 들어가 있는 이유와 토끼를 주인공으로 하는 일상툰이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2022년 발표된 논문 '유아와 성인의 동물 인지도, 선호도, 상징성에 대한 인식 분석'에 따르면, 토끼는 유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에게 친숙하고 호감 가는 동물로 인식된다. 그 저변에는 옛날부터 이어져온 토끼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깔려 있다. 지혜로움과 귀여움의 대명사 토끼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생태와 관련된 동화 '수궁가'를 본문에 담은 교과서, 마시마로부터 최고심까지 다양한 캐릭터 상품 등으로 담아 보았다. 이를 통해 우리의 정서와 문화 속에서 의미 있는 동물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토끼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토끼는 장수, 지혜 뿐만 아니라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정한 토끼 한 쌍을 그린 ‘쌍토도(雙兔圖)’는 부부애와 화목한 가정을 상징하며, ‘추응토박도(秋應兔搏圖)’ 등 새해를 축하하는 세화에도 토끼가 등장한다. 전시의 말미에는 토끼가 가지고 있는 좋은 의미를 관람객이 모두 가져갈 수 있도록 전시 리플렛에 ‘토끼 도장’을 찍어가는 체험 코너도 마련했다. 국립민속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오랫동안 우리 삶 속에서 함께 해 온 토끼의 생태와 민속을 알아보고 깡충 뛰어오르는 토끼처럼 2023년 행복과 행운이 상승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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