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이후 연평균 28만 5천톤의 쌀 공급과잉이 발생하고 있다. 23년 동안(1998~2020) 초과공급은 21번이나 발생했다. 이러한 쌀의 공급과잉 문제는 공급보다 수요가 더 크게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 볼 수 있다.
벼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최근 10년간(2011~2020) 공급량은 426만톤에서 394만톤으로 7.3% 감소한 반면, 쌀 소비 감소 등으로 쌀 수요량은 430만톤에서 368만톤으로 두 배 가량인 14.5%가 감소했다.
더욱이, 쌀 수요의 가장 큰 부분인 밥쌀 수요량은 2011년 361만톤에서 2020년 299만톤으로 17.2%나 감소했다.
이런 쌀의 공급과잉은 구조적인 현상으로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쌀 소비의 지속적 감소, TRQ물량 수입, 농가의 벼농사 선호 등의 이유로 볼 수 있다.
지난 2011년 71.2kg이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21년 56.9kg으로 10년만에 20% 넘게 크게 감소했다. 이런 밥쌀 소비 감소는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고령농·겸업농 중심의 농가구조 심화로 노동투입시간이 적고 기계화율이 높아 영농의 편의성이 높은 벼농사를 선호하여 타작물 전환이 쉽지 않은 구조도 큰 원인이다.
쌀 소비 감소의 주요 원인은 무엇일까?
1인 가구 및 맞벌이가 증가하는 사회구조 변화,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에 따른 식습관 변화, 편의지향적 식생활 추구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쌀이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소비자 인식이 다른 농축산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쌀의 탄수화물 성분이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는 부정적 인식이 만연하다.
또한, 육류를 선호하는 서구식 식습관의 변화로 하루 섭취 열량 중 육류 비중은 1998년 7.8%에서 2020년 14.7%로 증가한 반면, 곡류를 통해 얻는 에너지 비중은 58.3%에서 44.9%로 감소폭이 더 크다.
아침식사 대용으로 빵·샌드위치, 씨리얼, 우유, 선식·미숫가루 등 선호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쌀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쌀 공급축소 및 수요확대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지속적으로 쌀 산업 발전기반 조성에 힘써야 한다.
먼저, 수확기 가격 안정을 위해 공공비축미 매입가격으로 신곡 초과공급 예상 물량 이상을 선제적으로 시장 격리하여 시장으로의 쌀 공급을 감소시켜야 한다.
또한, 구곡 재고를 많이 보유한 산지유통업체들이 밀어내기 식 판매 경쟁을 하면 쌀값 하락은 가속화될 수 있어 신곡 격리 효과의 실효성 담보를 위해 수급상황을 고려한 구곡 재고 격리도 필요하다.
쌀 중심의 식습관 복원과 쌀의 가치 확산을 위한 국민 공감 운동 전개, 다양한 쌀 가공품 개발 및 소비 확대 노력으로 쌀 수요를 확대해나가야 한다.
정부·농협·기업 등이 함께 쌀밥의 효능과 우수성, 쌀 중심 식단의 건강 효능성 등을 알리는 홍보 활동을 전개하고 유튜브, SNS 등과 같은 디지털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해야 한다.
‘쌀=밥’이라는 관념에서 벗어나 생활양식 변화에 맞춰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상품 개발도 무엇보다 필요하다.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서는 수확기 쌀값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농가의 절반 이상이 논농사를 짓고 있는 만큼 쌀은 농가의 중요한 기본 소득 작물이다.
대부분의 쌀을 수확기에 판매하고 있어 수확기쌀값에 따라 농업소득이 결정되는 구조로 쌀 수급 안정에 따른 쌀값 유지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정재호 농협중앙회 전북본부장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