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초 정무인사 논란을 샀던 김관영 지사와 남원공공의전원 상임위 상정 불발로 "중앙 정치력 부재" 비아냥을 받았던 전북 정치권이 지난 28일 "전북특별자치도법" 통과를 계기로 정치적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간 전북은 전북만이 가진 특화된 사업이 아닌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인 민선 6~7기의 연장선에 그친 게 사실이다.

전북 주요 현안으로 꼽히는 제3금융중심지와 남원 공공의전원 설치도 마찬가지다.

먼저, 제3금융중심지는 지난 2017년 2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전북혁신도시 이전 이후 답보 상태다. 특히 윤석열 정부와 금융당국의 부정적 입장이 분명해 국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전북도는 지난 2019년 4월 제3의 금융중심지 지정에 도전했지만, 여건 미흡을 이유로 ‘보류’ 됐지만 사실상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다. 

3년 만에 전북이 추진해온 제3의 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한 재도전의 기회를 맞이했지만 기대보다 우려의 시각이 더 크다. 

남원 공공의료대학원의 경우 2018년 서남대 폐교 대안으로 논의됐지만 20대 국회에서 폐기, 21대 국회에 들어와 여야 구분없이 지역 유치에 뛰어들며 전국적으로 난립된 상황이다.

남원 공공의대 설립은 지난 2018년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49명)을 활용하는 것인 만큼 타지역 추진 사례와는 별개인 게 사실이다.

특히 새만금사업을 두고선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업에 굳이 도와 정치권이 전북 예산에 포함시켜 활동을 벌일 필요가 있느냐"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북을 고향에 한 중진 국회의원은 "선거시즌 마다 반드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새만금 관련 예산에 전북도와 지역 의원들이 더는 휘들려선 안된다"면서 "국가 사업을 견인할 아이템 발굴을 위해 노력을 쏟는 게 전북 발전에 있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권이 바뀌면서 국가예산 확보 및 현안 해결에 어려움도 따르고 있다.

후보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전북 낙후의 책임을 민주당이 독주한 30년으로 규정하면서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약속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 이번 예산 국회에서도 볼 수 있듯 민주당의 노력만으로 장기간 터덕이는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데 한계를 보였다.

다시말해 정권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넘어가면서 여당의 손길이 곳곳에 필요한 게 사실이다.

도에서는 전북 출신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데, 이번 국감에서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북 국가예산 확보가 급박한 상황에서 정 의원은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국회 예결위장에서 전북 현안만으로 장시간 질의를 이어가는가 하면, 윤 대통령의 전북 7대공약 26개 실천과제와 자신이 20개 실천과제를 제시한 46개 대선공약사업을 열거하며 전북 현안사업 추진 당위성을 설명했다.

또한 윤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에도 전북 금융중심지지정 문제를 비롯해 ▲주력산업 육성·신산업특화단지 조성 ▲동서횡단철도·고속도로 건설 ▲국제태권도사관학교 ▲전북스포츠종합 훈련원 건립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도와 전북 정치권이 여야 구분 없이 공조를 강화해야 할 가장 큰 이유가 여기 있다.
서울=전광훈기자

전광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