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테디베어 작가로 활동해 온 최현미가 일개인전 '시선의 쓸모'를 오는 27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2관에서 진행한다. 테디베어(Teddy Bear)는 2016년 까지만 해도 ‘손바느질로 만든 곰인형’이라는 사전적 의미의 봉재인형으로 인식됐다. 테디베어라는 이름은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애칭인 ‘테디’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루스벨트가 사냥을 나가 궁지에 몰린 새끼 곰에게 마지막 한 발을 쏘라는 제안을 거절하는 일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궁지에 몰린 새끼 곰을 배려한 루즈벨트의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뉴욕의 장난감 가게 주인이 루스벨트의 우직한 성품과 어울리는 곰의 이미지를 연상해 만든 곰 봉제인형의 이름을 ‘테디’라고 붙여 판매하면서 이 이름이 알려진 것이다. 작가의 전시가 개인전이 아닌 ‘일개인전’이라고 칭한 것은 한 개인의 작품만을 모아서 하는 전시라는 의미의 개인전 보다 작품을 준비한 이가 한 사람의 개인임(지극히 작고 주관적인 소수)을 이해해달라는 바람이 담겨있다.
최 작가는 18년 동안 자신만의 테디베어를 만들어왔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곰인형을 좋아해 대학에서 의류학과 졸업 후에 테디베어 전문 강사 와 프리랜서 테디베어 작가로 활동해 왔다. 인형을 만드는 과정은 디자인 스케치부터 마름질, 바느질, 조인트 연결, 솜 넣기, 디테일한 표정과 뉘앙스 표현 등의 10여 차례의 과정을 진행해야 하며, 하나의 인형을 만드는데 크기와 표현 요소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5일에서 3개월 이상의 일정이 소요되기도 한다.
이번 일개인전 주제 시선의 쓸모는 시선이 향하고 있는 방향이나 무게에 따라 유용하기도 무용하기도 한 시선의 가치를 향한 의미, 의미를 향한 가치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작가는 곰에게 자신만의 시선을 담고 싶어 머리, 팔, 손, 몸통, 다리, 발, 동작 외에도 패브릭(헤어리한 모헤어), 트리밍 등에서도 자신의 심리적 시선에 대한 감성을 담고자 했다.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이 오직 한 캐릭터와 소통하는 시선에서 새로운 결합이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된다.
작품이 다른 주인을 만나면, 다른 시선의 쓸모에 따라 미완성을 시작하여 그 이후에 시선이 머물다 떠나기를 반복할 것이다. 시선의 쓸모는 가치가 발현되는 때와 곳(마치 시절인연을 만나는 것처럼)에 대한 의문이 이번 전시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회화 작업 또한 마찬가지로 작업에 대한 오롯한 온전함을 원했으나 작업이 마무리될 무렵에는 언제나 후회와 미련이 작가 자신에게 숙제였음을 확인하게 됐다.
이번 전시에서 완성된 회화와 조형물(곰인형)은 자신만의 소통에서 시작됐다. 누구든 직접 보고, 만지고, 경험하기 전에는 그 시선에 대해 사소한 것 하나도 단언할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잊히거나 버려진 시선 그리고 떠나간 시선 또한 그들의 곡절 있는 쓸모(가치, 이유, 목적)가 담긴다는 생각에서 시선의 쓸모라는 주제가 되어줬다.
최 작가는 2003년 전북대학교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학교 대학원 석사를 거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박사논문을 준비중이다. 전주 기전중학교, 신흥중학교, 김제여자중학교,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등에서 테디베어 전문 강사로 활동했다. 복식전문큐레이터의 자격을 갖춘 최현미 작가는 현재 롯데백화점에서 테디베어 클래스와 어린이 복식과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2016년 전북대링크사업단-전북현대 축구단 홍보용품 디자인 참여, 2017 전주핸드메이드시티 프로젝트 매니저, 2018년 전북대학교 모험대사 유니폼 디자인 참여를 하였다. 2009년 롯데백화점 전주점에서의 단체전 ‘여름휴가’를 시작으로 2017년 창극 수궁가와 테디베어를 활용한 전주패션문화상품 디자인 개발을 석사논문으로 한 작품‘수궁가’의 게릴라 전시, 2018년 개인전 ‘소거(消去)’, 2021년 듀엣전 ‘디스턴스(distance)’등의 전시를 했다. 김영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