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경제를 나락으로 빠뜨렸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심장이 다시 뛰게 됐다.

재가동 협약을 맺은지 8개월 만에 이룬 성과인 만큼 가동의 지속성을 유지하면서도 흩어진 조선인력을 어떻게 최대한 확보할 지는 숙제로 남았다.

지난 28일 조선업계의 오랜 의식인 강재 절단식(Steel Cutting)을 갖고 재가동의 첫 공정을 시작한 군산조선소는 내년 1월 성공적인 재가동을 위해 차질없는 준비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비쳤다.

블록 생산을 위해서는 철판 가공, 소조립, 대조립, 도장 등이 차례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군산조선소도 가공소조립공장, 대조립공장, 도장공장, 판넬공장 등이 순차적으로 가동돼 내년 1월 까진 재가동 공정이 모두 완료될 예정이다.

먼저,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가 5년만에 재가동됨에 따라 개정된 안전 규정 등의 준수를 위해 도장공장 벽체 및 지붕을 교체하고, 소방시설을 추가하는 등 군산조선소 공장의 개·보수를 오는 12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울산 본사직원 및 군산조선소 전담 신입사원 채용 등 사무직 43명을 군산조선소로 배치해 재가동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재가동 첫해인 내년도에 군산조선소에서 생산될 블록은 약 10만톤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록 10만톤은 일반대형선박(길이 280m, 폭40m, 높이20m)을 3척에서 5척 정도 건조할 수 있는 양이다.

군산조선소는 블록 생산에 그치지 않고 향후 고부가가치 LNG·LPG 등 친환경 선박 건조로 확대될 계획을 밝힌 만큼, 도는 친환경 선박 및 기자재 산업 육성을 통해 군산조선소와 지역 조선업체의 친환경 변화 대응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전북연구원은 이 정도 규모의 블록이 군산조선소에서 생산되면 생산유발효과는 1989억원, 인구유입효과는 3600명에 달하는 지역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가능하기 위해선 결국은 인력확보가 관건이다. 

도와 군산시는 내년에도 산업부의 '지역 조선업 생산기술 인력양성 사업'과 자체 기본교육 등을 통해 필요한 신규인력 500여명의 인력확보를 차질 없이 지원한다는 계획이지만, 내년 말까지 군산조선소의 정상 가동을 위해 필요한 인력은 900여명에 달한다.

도와 군산시는 군산조선소 사내협력사가 단기간에 대규모 채용으로 인한 고용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협약에 명시된 500명 규모의 고용보조금 지원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그간 조선업의 극심한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다른 업종으로 빠져나간 현장 기술 인력을 확보하는 일에도 촉각을 곤두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군산은 물론이고 전남, 경남 등 조선업을 근간으로 두고 있는 곳 모두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고, 내년도 이후 일감이 늘어날 것을 감안할 때 숙련공들을 얼마나 돌아오게 할 수 있는 지가 가동 정상화의 척도가 될 전망이다.

홍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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