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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춘기 작가 개인전 '사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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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춘기 작가 개인전 '사계' 개최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2.09.05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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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춘기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 '사계'가 11일까지 서학동 사진미술관에서 열린다. 작가 최춘기는 '순리에 몸을 내어 맡긴 채 지나온 세월을 온몸 가득 담고 있는 자연'을 경건한 마음을 담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다. 인간도 그 자연을 닮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곳곳에 묻어나는 그림 속에는 단단하면서도 아름다운 암벽들로 이루어진 산들과 하얗게 부서지며 맑은 옥빛 물을 쏟아 내는 폭포, 청청한 소나무, 달빛보다 하얀 목련 또는 매화를 잔뜩 보듬고 있는 고목들이 자리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작은 새들이나 사슴 등의 동물들이 작가 스스로 그림의 일부가 된 듯한 느낌이 들게 그림속에 자그맣게 스며들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정식으로 그림을 배운 적도 없기에 늘 겸손하게 자신의 그림을 내어 보이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과 애정만큼은 누구 못지않게 진심이 가득하다. 소를 돌보며 시간 나는 틈틈이 그림을 그린지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었다. 다리를 다쳐 외부활동을 전혀 할 수 없던 때, 작가인 조카가 내어 준 그림 도구들로 예전 학창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조금씩 조금씩 그리던 게 시작이었다. 작가는 '기개'의 상징인 '소나무'나 '매화', 또는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바위산'을 주로 그리며 그림에 푹 빠졌다. 인간에 의해 상처받은 작가 본인의 마음이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통해 치유 받았고, 이제 작가 자신의 그림이 누군가에게 '치유의 약'이 될 수도 있다는 자신을 갖고 첫 '개인전'을 준비하게 됐다. 

작가는 완주 소양에서 나고 자란 '소양 토박이'이다. 평소 조용한 성격으로 책을 좋아하고 꽃과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며 잘 돌본다. 전주 영생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경기도에서 축산관련 공부를 하고 첫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장선배에게 이용당하는 쓰라린 경험을 하였다. 직장을 나와 준비 끝에 공무원이 되어 들어간 새로운 직장에서 또 다시 사람으로 인해 아픈 경험을 한 뒤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잃고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 닫게 됐다. 고향인 소양으로 돌아와서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가족들에게도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상황에 이르게 되어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게 되었다. 그렇게 치료로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을 한 뒤에는 젖소를 키우는 작은 농장에서 일을 하게 됐다.

2010년 경 다리를 다쳐 큰 누나의 집에 머무르며, 한동안 농장 일을 쉬게 되었을 때 조카의 권유로 처음 그림을 그렸다. 가족들과도 소통하지 않고 작은 방에서 천장만 바라보며 누워있는 외삼촌의 모습이 그저 안타까웠던 조카는 어린시절 외삼촌이 그림을 잘 그렸다는 이야기를 들른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게 작은 위안거리라도 될까 싶어 건넨 스케치북이 며칠도 안 되어 멋진 그림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에 감탄한 조카에게 "도화지가 더 필요해"라고 먼저 말을 걸어 더 한 감탄을 안겨줬다. 늘 작가의 건강을 걱정하던 가족들이 작가의 그림을 보며 감동하였고, 그런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작가는 세상을 향해 굳게 닫았던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 

깨어 있는 시간 중 소를 돌보는 시간 틈틈이 그림을 그려냈고 그렇게 그림 속에 자신의 이상향을 담았다. 아주 가끔 조카의 조언을 받는 것 외엔 작가 스스로의 감각으로 그림을 그렸다. 교육기관을 통한 체계적인 배움이 없어서 재료나 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다양한 표현 기법을 구사하는 것도 대부분 다작을 하며 작가 스스로 깨달아 갔다. 작가는 짧은 시간, 꽤 많은 그림들을 완성하였고, 실력도 향상 되었다. 세상에 그림을 내 보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조카의 권유로 군산 '이당'미술관, 전주 '숨'갤러리 등에서 발달장애인등이 포함 된 소수자들의 작품과 함께 참여작가로서 해마다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을 전시만 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모습도 보이는 등 그림과 함께 작가의 병이 치유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작가 스스로도 느끼고 있는 이 치유의 힘을 나누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에 따라 개인전을 준비했다.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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