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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엮고 담다: 바구니를 통해 본 한국의 생활문화' 조사보고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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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엮고 담다: 바구니를 통해 본 한국의 생활문화' 조사보고서 발간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2.08.1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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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이 플라스틱 바구니가 등장하기 이전 한국 대표 생활용구였던 바구니를 중심으로 우리의 생활문화를 살펴보는 '엮고 담다: 바구니를 통해 본 한국의 생활문화'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청바지, 소금, 인형, 부엌 등 2013년부터 진행되어 온 물질문화 비교민속조사의 일환으로 추진된 바구니 조사는 바구니의 역사와 의미변화, 제작과정, 쓰임까지 바구니를 둘러싼 문화적 맥락을 총체적인 관점에서 조망했다.

바구니는 짚, 풀, 나무 등을 엮어 물건을 저장하고 운반하기 위해 만든 전통 그릇이다. 바구니는 특수한 설비가 없어도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식물과 엮는 기술만 있다면 누구든 만들 수 있다. 일단 재료를 선택하고 나면 형태와 크기를 제작자의 의도에 따라 결정지을 수 있어 바구니에는 기후, 지리적 환경과 사람들의 생활, 관습이 반영된다. 바구니는 인간을 중심으로 한 자연, 인간, 문화의 상호작용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다.  

과거 필수 살림살이로 여겨졌던 바구니는 현재 민속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장식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근현대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변화해온 바구니의 의미는 상품화와 공예품화의 두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재료대가 거의 들지 않고 노동집약적 생산이 가능했기에 바구니는 산업기반이 부족하던 시기 부업으로서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 급부상한다. 가내 사용 목적이 아닌 판매용 바구니는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형태로 제작돼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한다.

한편 산업화와 공업화가 진행되면서 화학소재 바구니가 보급되는데, 기존의 자연소재 바구니는 값이 싸고 관리가 용이한 플라스틱 바구니로 대체되고 수요를 잃은 바구니는 향토의 풍취가 느껴지는 공예품으로 인식되기에 이른다. 더욱이 값싼 수입산 바구니가 유입되면서 비교적 고가의 국내산 바구니는 실생활에서 이용하기에는 부담스럽기에 실내를 장식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물건을 저장하고 담는다는 바구니의 용도는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같지만 문화적 의미는 상이하다.

바구니에 새로운 가치가 부여되고 그 의미가 변해가는 과정은 현재의 바구니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바구니는 가볍고 견고하다. 또한 주변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파손되어도 교체가 용이하다. 이런 특성으로 인하여 오랜 세월 동안 생활 전반에서 한국인이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대가 백 년이 넘는 유물은 드물다. 다만 문헌에서 국가 의례나 민간에서 사용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으며 가장 오래된 기록은 '삼국사기'의 바구니 제조 관청인 ‘양전(楊典)’에 대한 기록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약 850점의 풀과 나무로 엮은 바구니 유물을 소장하며 이번 보고서에서는 쓰임별로 바구니를 분류해 설명한다. 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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