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내년 4월 전주을 재선거의 무공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나 국민의힘과 경쟁구도에서 후보자 공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공천시 탈당 후 다수의 후보자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지지표심 분산으로 텃밭을 국민의힘에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사고지역위인 전주을은 이상직 전 의원이 지난 5월 12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법원 확정이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 전 의원은 제21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다가 공직선거법과 이스타항공 배임 혐의 등으로 논란이 일자 탈당했다.

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은 민주당이 책임정당에 걸맞게 내년 4월 재선거에서 후보자를 공천해서는 안된다며 무공천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사고지역위인 전주을 지역위원장에 이병철 도의원 직무대행 체제로 지난 18일 결정한 상태이다.

최근 전북을 방문한 박용진, 강병원, 김민석 등 민주당 당권주자들은 전주을 재선거와 관련, 무공천에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하지만 김성주 도당위원장 등 전북지역 정치권은 무공천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향후 중앙당 논의 과정에서 갈등이 예상된다. 

민주당 당헌 제96조 2항은 선출직 당직자의 '중대 잘못'으로 초래된 재·보선의 경우 무(無)공천 규정이 있다. 민주당은 지난 2020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공천문제로 안팎의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지역정가에서는 전주을 무공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상직 전 의원은 지난 2020년 9월 이미 탈당했다. 기에 민주당이 텃밭인 무공천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특히 전주을 재선거에 최소 8명 가량이 출마가 예상돼 무공천 결정이 더 힘든 상황이다.

전주을 지역위원장은 이병쳘 도의원 직무대행체제로 전환됐지만, 당초 전주을 지역위원장 공모에서 무려 8명이 응모했다. 내년 4월 전주을 재선거에서 무공천이 결정되면 상당수의 후보자들이 탈당 후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전주을 출마군 중 정치신인 보다는 86그룹 등 마지막 정치도전에 나서는 인사들의 탈당 가능성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정운천(비례) 전북도당위원장이 일찌감치 마지막 정치적 목표로 전주을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다. 

정 의원은 제19대 총선에서 보수정당 후보로 32년만에 전주을에서 이미 당선된 경험이 있는 지역내 높은 인지도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당이 전주을 무공천시 다수의 후보자 출마로 지지표심 분산효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어부지리 효과를 거둘 개연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의 텃밭인 전북에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지역구를 내주는 정치적 타격보다는, 논란이 있더라도 공천을 통해 의석을 지키는 것에 더 몰두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이다. 

전주을 재선거 출마를 채비 중인 한 입지자는 “명분과 책임의 문제인데, 정당이 집권하기 위해서는 다수당을 차지해야 하는데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면 공천해야 한다”면서 “당의 책임론과 국힘 당선 저지를 위한 공천 등 명분문제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무공천시 나이가 있는 분들은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탈 당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면서 “저를 포함해 정치신인 등 젊은 입지자들은 당의 결정을 따를 것이고, 결국은 정치신인들에게 또 다른 장벽이 된다”고 덧붙였다. 

전주을 무공천 문제와 관련, 김성주 도당위원장은 “원칙적으로 공천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면서 “공천을 하지 않을 경우 여러명의 후보자들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할 것이고, 국민의힘 후보에게 도움을 주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고 피력했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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