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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만에…국립임실호국원 참배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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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만에…국립임실호국원 참배행렬
  • 이정은 기자
  • 승인 2022.06.06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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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객 “오랜만에 찾아 미안한 마음”
월남참전용사, 전우 묘비서 안부 인사
오전 10시 제67회 현충일 추념식도

 

"2년만에 왔더니 영감이 어디 있었는지 모르겠네"
코로나19로 2년여 만에 월남 참전 용사인 남편을 보러 서울에서 왔다는 김모(71)할머니는 6일 아침 서울에서 오전 6시 고속버스를 타고 임실 호국원에 도착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지만, 양손 가득 보따리를 들고 있어 우산을 쓸 새도 없이 비를 맞아가며 남편의 묘비를 찾고 있었다.
가까스로 할머니는 지나가는 행인의 도움을 받아 호국원에 연락해 묘비 위치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가져온 수건으로 묘비를 깨끗이 닦은 뒤 손수 챙겨온 음식들을 앞에 내놓으며 "영감, 오랜만에 왔어요. 저쪽인 줄 알았는데 이제 늙어서 기억도 안 나나 봐. 잘 지냈어요?"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인사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제67회 현충일 맞아 임실 호국원에는 2년여 만에 방문한 추모객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 국립임실호국원에는 추모를 하러 온 추모객들의 차량으로 입구서부터 북적이기 시작했다.
차량들이 계속해서 들어오자 주차장 옆 잔디밭까지 주차장으로 이용될 정도로 추모를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은 계속됐다.
입구 앞 참전 용사들을 기리는 마음으로 전시된 모형 탱크들 앞에서 아이들과 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
호국원 내 외부 묘역에는 비가 오는 날씨임에도 불구 추모객들은 음식을 내놓고 절을 하며 참배하고 있었다.
추모객들이 차분하게 추모를 하고 있던 중 고요한 분위기를 깨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쉼터로 마련된 벤치에서는 월남 참전 용사들 20여명이 모여 가져온 음식을 나눠 먹고 있었다. 함께 참전했다 희생된 전우들을 만나러 남원에서 왔다는 참전 용사 나한주(73)씨는 "처음 배를 타고 베트남으로 갔을 때가 생각난다. 베트남에서는 사방에서 터지던 폭탄과 수류탄 등 참혹했던 당시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헬리콥터에 실려 온 전우들의 시신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참담했다. 13개월 후 고국으로 돌아올 땐 함께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 생각에 마음이 미어졌다. 우리가 마지막 남은 참전 용사 세대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울에서 6.25 참전 용사인 장인어른을 뵈러 왔다는 이모(63)씨는 "오늘은 아내와 처형들의 운전기사로 장인어른을 뵈러 오랜만에 왔다"면서 "아버지도 6.25 참전용사신데 아버지 생각도 많이 난다. 아버지와 장인어른과 같은 참전 용사들이 정말 존경스럽고 그들의 희생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현충탑 광장에서는 제67회 현충일을 맞아 추념 행사가 열려 내·외빈 등 2000여 명이 참석해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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