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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환의 불편함? 남성 불임 원인 정계정맥류 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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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환의 불편함? 남성 불임 원인 정계정맥류 일수도
  • 김명수 기자
  • 승인 2022.05.28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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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 정재현 원장
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 정재현 원장

남성의 고환에 발생하는 정계정맥류는 고환에서 나오는 정맥 혈관인 망상정맥총(덩굴정맥얼기, Pampiniform Plexus)이 확장되어 역류하면서 엉키고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통계에 따르면 일반 남성의 10~15%에서 보이고 있을 정도로 흔하게 나타난다. 대부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으며, 오른쪽보다는 왼쪽에서 생기는 일이 더욱 빈번하다. 이는 해부학적 구조에 의한 것이라 여겨지고 있다.

왼쪽의 정맥은 오른쪽보다 길이가 더 길다. 이는 대정맥이 오른쪽으로 치우쳐져 있기 때문이다. 우측은 대정맥에서 바로 혈관이 분지해서 나오지만, 왼쪽은 왼쪽 신정맥에서 수직으로 분지해서 나온다. 이로 인해 길이가 더 긴 것은 물론, 혈류 주행도 완만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왼쪽 신정맥은 위창자간맥동맥과 대동맥 사이에 껴서 나오는데, 이 부분이 좁아지는 만큼 압력이 높아져 발병하기가 쉬운 편이다.

일반적으로 혈관이 부풀어 올라 미관상 크게 보기 좋지 않다는 점을 제외하면 별다른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오랜 시간 서있거나 금욕, 소변을 오래 참았을 때 고환에서 묵직한 느낌이나 마치 얻어맞는 듯한 통증이 지속되는 느낌을 받는다. 타이트한 하의를 착용하거나 격한 운동을 하는 경우 부어 오르기도 한다. 왼쪽 아랫배에서 통증을 호소할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질환이 발생하는 망상정맥총의 경우 덩굴처럼 생겨서 고환의 온도를 낮추는 일종의 쿨링 시스템 역할을 하는데, 질환이 생기게 되면 혈류가 좋지 않아지게 되고 그 결과 고환 내의 온도가 높아지게 된다. 이로 인해 정자의 질이 나빠지게 되고,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도 낮아질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자체적인 기능의 저하뿐 아니라 위축이 찾아올 수 있어 수술이 필요하다. 남성 불임 환자의 21~41%에서 정계정맥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평소 배변 시 아랫배에 힘을 주었을 때 확장된 정맥 혈관이 만져지거나 음낭 피부 한쪽으로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간헐적인 고환통이나 위축, 불쾌감을 호소하는 것, 심한 경우 음낭 피부가 부분적으로 도드라지면서 호두 껍질처럼 보이는 것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주의를 해주어야 한다. 대표적인 정계정맥류 증상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한 통증이나 불편함이 없더라도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이 역시 고려해 주어야 한다.

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정계정맥류가 대표적인 남성 불임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대로 두었다가 음낭 내부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고인 정맥혈로 인한 산소 부족, 내부의 남성호르몬 저하를 유발하여 정자의 수와 운동성이 줄어들고 비정상적인 정자 수가 늘어나게 된다. 즉, 단순히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형상의 미용적 문제뿐 아니라 불임 및 정자 기능 이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치료 과정이 필요하다.

검사는 직접적으로 진찰을 하는 신체검사 및 정액, 도플러 초음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늘어난 정맥의 크기와 개수를 확인하여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똑같은 정계정맥류라 하더라도 증상이나 불임 위험이 없다면 경과 관찰로도 충분하지만, 대부분은 수술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권장된다. 치료 후에는 통증, 불편함 등이 줄어들며 고환의 크기 회복을 할 수 있으며, 정액검사 소견 역시 1년째 40%, 2년째 70%로 나아지면서 남성 불임이 완화될 수 있다.

초기에는 약물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개선이 미미하기에 수술을 통해 진행이 이루어진다. 양쪽 고환 크기가 20% 이상 차이가 나거나 정액검사 경과가 좋지 않은 경우, 고환에 동통이 간헐적으로 있는 경우, 정계정맥류로 인한 불임이 있을 때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치료는 서혜부 절개 후 늘어난 정맥을 결찰 및 절단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에, 숙련된 의료진과의 계획을 통해 진행되어야 한다.

글 :  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 정재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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