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된 무소속 이상직 의원의 지역구인 ‘전주을’ 재선거가 내년 4월 치러지는 가운데 벌써부터 입지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당장 지방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전주을 지역위원장 선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대법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은 이 의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4개월, 집행유예 2년의 원심을 확정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된다. 

전주을 재선거는 6.1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되지 않고 내년 4월 5일 치러질 예정이다. 지역정가에서는 이 의원의 당선무효형 확정은 이미 예상했던 결과로 다수의 입지자들이 그간 출마를 준비해 왔다. 

현재 민주당 후보로만 고종윤 변호사, 양경숙 국회의원(비례대표), 이덕춘 변호사, 이정헌 전 JTBC 앵커, 임정엽 전 완주군수, 유성엽 전 의원, 최형재 전 노무현재단전북위원회공동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이외에도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다가 6.1지방선거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전주을 출마를 준비 중인 후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정운천(비례대표) 전북도당위원장이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의 출마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정의당은 오형수 전북도당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입지자들만 1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상직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과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혐의가 불거지자 지난 2020년 9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민주당의 입장에서 전주을은 사고지역구이다. 민주당이 내년 4월 재선거에서 전주을 지역구에 대한 후보자를 공천할지 여부에 따라 선거판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민주당 당헌 제96조 2항은 선출직 당직자의 '중대 잘못'으로 초래된 재·보선의 경우 무(無)공천 규정이 있다.

민주당은 지난 2020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공천문제로 곤혹을 치른바 있다. 이 의원이 지난 2020년 9월 이미 탈당했기에 민주당이 텃밭인 무공천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그 동안 지역에서 활동했던 입지자들은 인지도와 조직력 등의 측면에서 경선을 통한 공천을 선호하고 있지만, 지역내 인지도가 높지 않은 입지자들의 경우 단수공천 등 중앙당 지명방식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으며, 공석인 전주을 지역위원장은 6.1지방선거 이후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양경숙 의원(비례)이 전주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으나 지방선거 이후 당내 계파간 이해관계로 전주을 지역위원장 선출은 안개국면이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도 또 다른 변수이다. 복당파인 민주당 김관영 전북도지사 후보를 중심으로 전북 정치지형도의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주을 출마를 준비 중인 입지자들도 지방선거 기간 각자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외연 확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전주을은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만 10여명이지만,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은 경쟁력이 높은 입지자들도 있다”면서 “지방선거 이후 지역위원장 선출과 8월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고 내다봤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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