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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과 세시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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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과 세시풍속
  • 전민일보
  • 승인 2009.02.0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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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4일 후면 음력으로 1월 15일 정월 대보름날이다. 정월(正月)은 한해를 처음 시작하는 첫 달로서 사람과신,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이 하나로 화합하고 한 해 동안 이루어야 할 일을 계획, 설계하고 기원하며 1년의 운세를 점쳐보는 달이고 대보름날은 뜨는 보름달을 쳐다보면서 한해의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성취된다고 믿어 내려오고 있다. 초저녁에 횃불을 들고 산에 올라가 달맞이 하는 것을 망월(望月)이라하여 먼저 달을 보는 사람이 재수가 좋다고 해서 서둘러 산에 오르는 풍속이 있었다. 작금에는 해넘이, 해돋이 행사를 12월 31일과 1월 1일 날 지역별로 실시하면서 관광자원화 하는 추세가 돋보이기도 한다. 이번 대보름날에는 온가족이 손에 손을 잡고 가까운 산에 올라 떠오르는 달을 바라보면서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어떨까! 생각해 본다. 정월대보름 세시풍속 몇 가지를 어린 시절 추억삼아 기억을 되살리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명하면은 근본은 농업, 농촌에서 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싶어진다.
 하나 쥐불놀이는 과학영농 이었다.
쥐불놀이는 정월 첫 쥐의 날 농촌에서는 논두렁과 밭두렁에 불을 질러 쥐를 쫒는 의미로 쥐불놀이 또는 쥐불 놓기라 전해 내려오고 있다. 우리의 조상들은 현대과학문명보다 한 차원 높은 친환경적으로 쥐를 없애서 곡식의 손실을 사전에 차단했고 쥐로부터 옮겨지는 전염원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논밭의 해충과 병균을 농사철 이전에 근본적이면서 예방적 쥐불놀이로 막아 주었으니 참으로 대단한 묘안이었다고 생각이 된다. 이때 부른 내용을 소개 하면은 “불을 놓아라. 둑을 태우자. 벼농사를 위하여 둑을 태우자. 도열병, 이화명충 없애 버리고 알알이 여문 알을 거둬들이자. 불을 질러라 둑을 태우자. 벼농사를 위하여 둑을 태우자. 굼벵이, 거염벌레 없애버리고 알알이 여문 알을 거둬들이자” 그러나 최근에는 논, 밭두렁 태우기가 오히려 경제적 손실을 더 크게 하는 점도 있다. 예를 들면 산불원인이 19%정도나 되고 불태우기가 해충과 익충을 동시에 죽이기 때문에 개선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의하면 벼농사에 문제가 되고 있는 도열병은 그냥 두어도 벼에 전염성이 없고 흰빛잎마름병은  농수로에 서식하고 벼물바구미도 산기슭 땅속에서 월동함으로 논, 밭두렁 불 지르기와는 별개라는 것이다.
 둘 지신밟기와 다리 밟기, 줄다리기 세시풍속
정월부터 대보름 무렵에 그 지역의 풍물패가 집집마다 돌면서 풍물놀이로 흥겹게 놀면서 축원을 하는 풍속이 있는데 지신밟기, 마당 밟기, 매귀(귀신이 나오지 못하도록 밟는 것). 걸립(지역에서 쓸 경비를 여러 사람들이 다니면서 풍물을 치고 재주를 부리며 돈이나 곡식을 구하는 일)등으로 지역에 따라서 달리 불려오고 있고 정월 대보름날 다리를 밟으면 1년 동안에 다리에 병이 생기지 않고 열두 개 다리를 밟고 지나가면 1년 12달 동안 액을 면할 수 있다고 해서 다리 밟기라 전해 내려오고 있다. 줄다리기는 마을사람을 두 편으로 나누어서 힘겨루기를 하는데 지금도 큰 행사 때나 학교 운동회 때는 필수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셋 대보름음식 상원절식(上元節食)
농경사회인 우리나라는 ‘음과 땅’을 상징하는 달의 움직임을 중요시한 까닭에 가장 큰 달이 뜨는 대보름날을 맞아 겨울철 묵은 기운을 훌훌 털어내고 영농준비를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날을 전후해서 농촌진흥청에서는 새해영농설계교육을 매년 실시해서 농업인의 의식과 새로운 농사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대보름 음식은 겨울에 움츠렸던 몸에 기운을 불어 넣어 주는 음식으로 과일과 채소가 없었던 그 시절에 묵은 나물과 오곡밥은 부족한 비타민과 무기질뿐만이 아니라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현명하게 우리조상들은 먹을거리를 준비해 왔던 것 같다. 보름날 음식을 종류별로 의미를 되새겨 보면 나물주먹밥은 취나물, 도라지, 고사리나물 등에 갖가지 양념을 넣어 만든 주먹밥으로 지금의 전주비빔밥과 같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 할 수 있는 과학적인 식단인 것 같다. 찹쌀,차수수,팥,차조,콩등 다섯 가지 이상 곡류를 혼합해서 지은 오곡밥은 주로 서민층에서 즐겨 먹었던 음식으로 쌀밥과는 달리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균형 잡흰 음식으로 지금의 잡곡밥과 같은 식단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찹쌀, 대추, 밤, 꿀, 잣 등을 섞어 찐 약식은 주로 상류층에서 신라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대보름 음식으로 지금에 와서는 큰 경사스런 잔칫날 단골 메뉴로 하고 있음 을 알 수 있다. 보름날 새벽에 밤, 호두, 은행, 잣 등 부럼을 깨물면서 ‘한해의 무사태평과 건강’을 기원 했는데 호두는 호흡기 기능을 보강하고 기침, 가래를 삭여주고 잣은 한방에서도 자양강장제로 쓰이는 식품 단백질과 지방유가 있어 관절질환과 신경통 환자에게 좋고 변비를 없애주며 건조한 호흡기의 윤활제로 천식에도 사용되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넷 우리의 조상들은 참으로 현명했다.
몇 가지 언급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현대에 살고 있는 과학문명인 보다도 이상적이고 논리적이고 현실적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을 것 같다. 우리의 조상들은 농약도 없이 비료도 없이 모든 농사를 친환경적으로 경작해 오면서 우리의 식생활을 해결해 왔기에 작금에 문제가 되고 있는 비만, 당뇨, 환경오염과 같은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는 것 같다. 지금 부터라도 우리는 옛것을 무조건 버리지 말고 다시 한 번 심사숙고 할 줄 아는 우리가 되어서 좋은 것은 더욱 좋게 문제점은 개선해서 현제에만 너무 급급하지 않는 여유 있는 우리 생활이 되었으면 한다.

박선재 전 익산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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