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도 1위, 여론조사 1위, 민주당 1급 포상까지 받은 후보를 나이가 있고, 3선을 도전했다는 이유로 컷오프 시킨 것은 명분조차 없을 뿐더러, 중앙정치권이 지방선거를 자신들의 장기판으로 생각하는 반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북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송하진 현 도지사를 컷오프시키면서 상당한 후폭풍이 일고 있다. 송 지사의 선거캠프와 지지자들은 ‘특정 계파의 패거리 정치세력’이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과 공천심사 정량화의 근간을 흔들었다면서 격양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공관위는 지난 14일 김윤덕·안호영 의원과 김관영 전 의원 등 3인 경선주자를 확정했다. 3선 도전에 나선 송하진 현 지사와 유성엽 전 의원은 탈락했다. 후보 적합도와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려온 송 지사의 경선 배제는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이다. 

특히 공관위가 열리기 며칠 전부터 특정계파 정치권을 중심으로 송 지사의 인위적인 컷오프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역정가의 소문이 파다했다. 결과적으로 송 지사 컷오프가 현실화 되면서 공천심사의 공정성과 신뢰성마저 의심받는 상황이 됐다. 

이번에 경선주자로 확정된 A후보 진영에서는 ‘송하진 지사 컷오프 됐습니다’는 확정적인 내용의 메시지가 공관위 개최 이틀 전부터 캠프 채팅방에 공지되기도 했다. 일부 정치인들이 도지사 경선후보를 역량과 성과 검증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로 재단했다는 주장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송 지사의 컷오프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을 뿐더로 마땅한 명분조차 찾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송 지사는 민주당 후보 공천을 위한 적합도 조사는 물론 전북지역 언론사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1급 포상도 받아 공직 후보 선출을 위한 후보심사에서 15% 가산점 대상이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을 사상 첫 연임 중이고, 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공동위원장도 맡는 등 활발한 대내외 활동으로 중량감 있는 광역단체장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 12일 실시한 공관위의 면접심사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6.1지방선거를 앞두고 표방한 ‘시스템 공천, 공천심사 정량화’ 등의 기준만 놓고 보면 송 지사의 컷오프 명분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반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복당한 지 4개월된 김관영 전 의원과 적합도와 여론조사에서 송 지사와 비교해 훨씬 낮게 평가된 안호영·김윤덕 등 현역의원은 통과시켰다. 이 때문에 특정계파 정치세력이 공천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김성주 전북도당위원장이 중앙당 공관위에 이례적으로 참여한 것도 논란이다. 전북지역 지방선거의 공정한 관리를 위해 중립적인 입장에 있어야 할 도당위원장의 공관위 참여 자체는 초기부터 공정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송 지사의 선거캠프 관계자는 “전북도지사 경선후보 심사과정에서 김성주 도당위원장이 제척되지 않은 것 자체가 공천심사의 공정성을 훼손시킨 것이다”면서 “특정계파의 패거리 정치세력이 밀실야합으로 축제가 돼야 할 지방선거를 망치고 있다”고 힐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관위의 경선주자 심사 이전부터 특정 정치세력이 결탁해 컷오프를 시도한다는 여러 정황이 있었다”면서 “역량과 성과의 검증이 아닌 정치공학적 이해관계로 결정하는 게 정의와 공정의 가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송 지사측은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하는 것을 고심하고 있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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